[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LG이노텍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문혁수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문 부사장이 정철동 사장의 사업 성과를 뛰어 넘고 과도한 애플 의존 등의 과제도 해결할 지 주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문혁수 부사장을 CEO로 선임하고, 전무 3명과 상무 4명 등 총 7명이 승진했다고 이날 밝혔다.
LG이노텍은 이번 인사를 두고 70년대생 CEO를 선임하는 동시에 사업 성공 체험과 미래준비 역량, 기술·업무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적극 기용했다고 전했다. 1970년생인 문 부사장이 정 사장(1961년생)의 자리를 이어받게 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앞으로 문 부사장이 LG이노텍의 수장 자리를 맡으며 수년 간 내왔던 정 사장의 사업 성과를 뛰어넘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이 정철동 사장이 이뤄낸 사업 성과를 뛰어 넘고 애플 의존도 등 과제도 해결할 지 주목된다. 사진은 문 부사장. [사진=LG이노텍] |
정 사장은 지난 2019년 LG이노텍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사업을 강화하면서 애플의 최대 협력사로 키웠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과감히 철수시키는 등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FC-BGA(플립칩 볼그레드어레이) 등 신사업에 나섰다.
이를 통해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문 부사장은 이 같은 정 사장의 성과들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신사업 강화와 수익성 제고 등 전략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LG이노텍의 실적이 다시 위축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면서 문 부사장은 당장 실적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6조547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 4조3759억원, 2분기 3조9072억원, 3분기 4조7636억원 등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위축됐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의 고질적인 과제인 과도한 '애플 의존'의 해소에도 해결책을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1834억원을 기록, 전년 동비 대비 58.76%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7~8월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5 초도 물량의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이 같은 실적 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는 75.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시리즈의 이미지센서 수율 이슈, 프로맥스의 패널 생산 차질 등이 LG이노텍의 전체적인 가동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부터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은 문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DX 기술을 생산 공정에 도입하고, 올해는 CSO를 맡아 신사업 발굴 및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한 만큼 신사업을 통한 매출 구조 개편에 성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문 부사장이 기존의 수익성이 높은 주요 사업을 유지함과 동시에 어떤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지가 관건"이라며 "신사업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애플 의존도를 낮춰야 실적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