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 속 예년보다 승진자 폭을 크게 줄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불안한 경영환경 속 변화보단 안정을 택한 삼성이, 후속 임원인사에서도 승진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변화를 최소화 했다.
단,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신기술 인재를 다수 발탁해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한편 30, 40대 젊은 임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승진자 187→143명 감소...DS부문 적자 책임인사
29일 단행한 삼성전자 2024년 임원인사에선 총 143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지난해 임원 승진자가 187명이었던 것에 비해 승진자 규모가 44명 줄었다.
앞선 27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역시 승진자가 2명에 불과하며 작년 7명 보다 승진자 폭이 크게 줄었다. 내년에도 경영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인사는 변화 보단 안정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삼성전자가 29일 실적 악화 속 예년보다 승진자 폭을 크게 줄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뉴스핌DB] |
특히 올해 반도체 다운텀에 따른 업황 악화로 고전했던 반도체 사업부의 승진자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해 DS부문 부사장 승진자는 26명이었고 올해는 23명으로 3명 감소했다. 특히 상무 승진자는 지난해 43명에서 올해 23명으로 20명이 줄었다.
◆AI·차세대반도체 신기술 인재발탁..."투자 이어져야"
임원 승진에선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신기술 분야 인재 발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는 한편 부회장으론 반도체·배터리 전문가로 알려진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영입했다. 전사적으로 미래동력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삼성전자가 임원인사를 통해선 차기 신기술 분야 우수 인력들을 끌어올린 것이다.
DX부문 CTO 삼성리서치 AI Method팀장(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주형 부사장은 AI알고리즘 설계 전문가로 자체 생성형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리딩하고 선행연구와 전략 방향 수립을 주도하며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 AI포럼 2023'에서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를 공개하며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S24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한 온디바이스는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미래 신기술 중 하나다.
행사 첫날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 이주형 상무가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또 현상진 DS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차세대공정개발실장(부사장)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로 로직 제품 미세공정 확보를 주도해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제품 양산화 성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모리반도체(D램) 시장에서 선두에 선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3나노 개발에 세계 최초로 GAA를 도입해 선단공정 경쟁력 확보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엔지니어 등 인재를 등용한 것을 보면 이번 인사를 통해 신기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단, 신기술 분야의 많은 임원을 등용한다고 신기술 사업으로 곧바로 이어질 진 의문이고, 신기술은 결국 투자가 중요한데 삼성은 신기술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연소 상무 39세, 부사장급은 47세..."거버넌스·혁신적 이미지 도움"
작년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는 젊은 임원들을 발탁해 세대교체도 가속화했다. 30, 40대의 젊은 임원들이 전진 배치되는 재계 분위기는 삼성전자에도 이어졌다.
올해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 대상자 중 최연소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 갤럭시S시리즈의 선행개발을 리딩하면서 제품경쟁력을 강화한 손왕익(39세) 상무다.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는 황인철(46) DX부문 MX사업부 AI개발그룹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향후 지속해서 성장시켜 나갈 리더들을 다수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삼성은 기존에도 젊은 인재를 등용해 (세대교체의)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면서 "젊은 피가 많으면 거버넌스를 깔끔하게 간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비즈니스 혁신성이 강조될 수 있다. 그동안 삼성은 임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임원수가 크게 준 것 역시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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