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융권을 향한 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박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중소·중견 생명보험사(생보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소·중견 생보사는 대형 생보사처럼 자체적으로 상생금융 보험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KDB생명을 포함한 중소·중견 생보사는 상생금융 관련 보험 상품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등은 상생금융 보험을 내놓거나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한 중소·중견 생보사 관계자는 "회계제도가 바뀌고 좋아지는 면도 있지만 보험사는 은행처럼 예대차 마진이 많이 나는 상황 아니다"라며 "지금 검토하는 것은 없고 아무래도 중소형 보험사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중견 생보사 관계자도 "상생금융 얘기가 나왔을 때 내부적으로 상품, 기타 서비스를 살펴봤으나 아직까지는 준비하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과 8대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연합회는 이 자리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2023.11.20 choipix16@newspim.com |
중소·중견 생보사는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기에는 곳간이 넉넉하지 않고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고 분위기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채권 평가 손실이 늘어나 투자 손익은 감소하고 대형 생보사 틈바구니에서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등 '내 코가 석자'라는 것이다.
국내 생보사가 호실적을 낸다지만 대형 생보사 위주라는 게 중소·중견 생보사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22개 생보사 지난 1~9월 누적 순이익(개별 기준)은 잠정 4조3993억원이다. 삼성생명(1조1261억원), 교보생명(6029억원), 한화생명(5779억원), 신한라이프(4303억원) 등 상위 4개 생보사 순이익은 2조7371억원으로 전체 생보사 순이익 62%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일부 중소·중견 생보사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KDB생명은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1111억원에서 올해 -17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흥국생명 1~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2507억원에서 올해 873억원으로 65% 감소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 순이익은 1570억원에서 1592억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 특성상 보험료를 내리기 어렵다"며 "협회 등 업계 공동으로 마련하는 상생금융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상생금융을 재차 독려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6일 오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1월15일 열린 보험회사 CEO 세미나에서 "보험회사들이 서민들의 짐을 나눠지게 된다면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지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또한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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