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진용 기자= 한성백제박물관(관장 김지연)이 소장 중인 '내교인(內敎印)'이 지난달 16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69호로 지정됐다고 5일 밝혔다.
'내교인'은 조선시대 왕비가 공무에 사용한 결재용 인장이다. 이번 '내교인'의 유형문화재 등록은 한성백제박물관 소장품이 처음으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사례다.
이번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내교인'은 2018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발굴됐고, 2020년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기관'인 한성백제박물관이 재위임받은 유물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이 소장중인 '내교인'은 현재 전해지고 있는 유일한 조선시대 제작본이다. 현전하는 '내교인'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인 내교인이 있으나, 이는 조선시대가 아닌 대한제국 시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교인(오른쪽)과 소내교인. [한성백제박물관 제공] |
서울시 문화재 지정 고시에서는 '내교인'의 문화재 지정 사유에 대해 '내명부 수장으로서 왕비의 지위와 역할을 비롯하여 왕실의 인장 제도, 전각, 금속공예 등 왕실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로서 가치가 높다'고 밝히고 있다.
한성백제박물관 소장 '내교인'이 왕비의 결재용 인장임을 보여주는 근거는 인장에 새겨진 '內敎(내교)'라는 글자 때문이다. 조선시대 왕실 여성의 인장에 새겨지는 글자는 신분에 따라 달랐는데 대비는 '慈敎(자교)', 왕비는 '內敎(내교)', 세자빈은 '內令(내령)'으로 나뉘었다.
한성백제박물관 소장 '내교인'은 형태가 유사하고 크기가 다른 2점이 세트를 이루고 있어, '내교인'과 '소내교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인장 손잡이 부분은 앉아있는 동물의 모습이다. 친근한 형태가 마치 강아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이 동물은 옛 조상들이 상상의 동물로 여겼던 사자이다.
'내교인'의 재질은 황동이다. 큰 인장은 너비 4×4cm, 높이 5.5cm이며, 작은 인장은 너비 2×2cm, 높이 2.9cm이다.
'내교인' 손잡이 사자 도상(圖像)의 근거는 고종 시기 왕실의 보인(寶印)과 부신(符信)을 정리해 간행한 『보인부신총수(寶印符信總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내교인의 도설, 만든 재료, 세부 크기, 그리고 손잡이 부분의 동물이 사자임을 상세히 수록하고 있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내교인'의 유형문화재 지정은 '내명부' 수장으로서의 왕비의 지위와 왕실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한성백제박물관은 앞으로도 서울의 발굴유물이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공박물관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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