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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로봇이 치킨 튀기고 단체급식 조리도…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기사등록 : 2023-1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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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수술보조·공항 수하물 처리·용접 등 다양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최고 안전성 인증
로봇이 로봇 만드는 공장, 자동화로 생산성 2배 도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영화 속에서만 봤던 첨단 기술인 로봇이 인간과 함께 하는 영역이 늘어가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정리하고 꼭 의료진이 필요하지 않은 복강경 수술 보조에 나서며, 단체 급식 조리도 로봇이 나서 사람의 힘든 일을 대신한다.

두산로보틱스의 경기도 수원시 생산공장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일상화됐다. 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가 미디어데이를 통해 공개한 생산공장에서 눈에 띈 것은 로봇이 만드는 커피였다. 두산이 만든 로봇팔은 주문한 커피를 빠르게 만들어냈다.

두산로보틱스의 튀김 솔루션. [사진=두산로보틱스]

커피 뿐이 아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이날 공개한 튀김용 로봇이 만든 치킨은 여느 치킨집에 못지 않는 바삭함을 자랑했다. 로봇은 한 시간에 약 50마리의 치킨을 튀길 수 있는데 이는 숙련된 조리사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속도지만, 로봇이 지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빠른 속도다.

우리 산업현장에서 철제 펜스로 인간의 접촉을 배제한 채 무거운 물건을 들던 로봇은 이제는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으로 발전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이용한 ▲단체급식 솔루션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 ▲공항 수하물 처리 솔루션 ▲레이저용접 솔루션 ▲빈피킹 솔루션 등을 공개했다. 모두 사람과 함께 일하며, 위험하고 힘든 분야를 대체해주는 솔루션이었다.

두산로보틱스의 복강경 보조 솔루션. [사진=두산로보틱스]

단체 급식 솔루션은 지난 11월 국내 최초로 서울시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도입된 상태다. 4대의 협동로봇이 국·탕, 볶음, 튀김 등 대규모 조리작업을 수행한다.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 동작, 유증기 등은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및 화상을 유발하고, 호흡기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로봇의 도입으로 조리사의 어려운 점이 해소됐다.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협동로봇에 내시경 카메라를 탑재하고 몸 안에서 움직이는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3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조이스틱을 이용해 별도로 원격 통제가 가능한 이 로봇은 기존에 2~3명의 의사가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가 들고 있어야 하는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신한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처음에는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한 직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사람의 일은 줄지 않았다"라며 "사람이 하는 일은 그대로 하면서 위험하고 힘든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 서비스를 쓰고 있는 업체 직원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이로 인해 고객 서비스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대표. [사진=두산로보틱스]

이 때문에 두산 로보틱스가 가장 강조한 점은 안전이었다. 과거 산업용 로봇이 사람과의 접촉이 격리된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면 현재의 협동로봇은 인간과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해야 한다. 두산 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총 20개의 안전 기능을 비롯해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 인증을 획득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의 공장은 여느 중공업 업체의 공장과는 전혀 달랐다. 공장에 25명의 작업자들이 팔 형태의 협동 로봇에 들어가는 모듈을 조립하고, 이후 로봇팔을 조립했다. 이후 테스트와 출고를 준비하는 모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거대한 규모와 설비를 자랑했던 다른 업계의 공장과는 다른 작은 규모였다. 

두산로보틱스가 생산 효율성과 규모 확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공장 2층 자동화셀은 협동로봇과 사람이 함께 협동로봇을 만들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두산로보틱스의 2층 자동화셀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은 6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축을 모듈이라고 하는데 1개의 모듈에는 약 70여 번의 볼트 체결 작업이 필요하다. 공장에서는 사람이 사전 작업을 준비하면 협동로봇이 직접 볼트를 체결하고 있었다.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공장인 것이다.

협동로봇 모듈 1개당 제작시간은 약 60분이지만, 자동화셀이 도입되면 약 37분으로 생산효율성이 38% 증가한다. 두산로보틱스는 내년 중 총 9개의 자동화셀 설비를 구축해 수원공장의 생산 규모를 기존 2200대에서 약 2배 증가한 4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공장 증설은 없다. 류정훈 대표는 "생산 규모를 늘린다고 하면 왜 공장 증설을 준비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우리는 유연성과 자동화를 통해 이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향후 협동로봇 시장을 9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협동로봇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당장 로봇 팔에 어떤 도구를 붙이느냐와 기기를 연동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장기적으로 가정에서 집안일을 돕는 로봇 솔루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우리의 삶에 한층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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