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주춤하던 주담대 증가세 역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신규대출을 적극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10월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전월 대비 8% 이상 감소한 67.2%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자료=금융감독원] |
고정금리는 대출시 받은 금리를 5년간 유지하는 상품이다.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상품에 비해 안정적인 대출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통상 80% 이상의 차주들이 선택한다.
연말을 앞두고 고정금리 상품 비중이 급감한 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이르면 내년 2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에는 기준금리가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3.8~6.1% 수준. 변동금리 4.6~7.0%보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금리 자체가 높아 차주 부담이 매우 크다.
5억원을 4.5%, 40년 만기, 원리금균등 상환으로 대출 받을 경우 차주가 부담해야 할 월 상환금만 224만원이다. 고정금리일 경우 5년간 납부해야 할 금액은 1억4640만원에 달한다.
이미 고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1%만 금리가 떨어져도 월 50만원의 상환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계대출도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1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월 6조3000억원 대비 3조4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이는 상호금융 등 제 2금융권 대출이 유동성 문제 등으로 2조6000억원 감소한 결과로 은행권 대출은 5조5000억원으로 전월 6조8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줄었다. 정산 등의 이유로 통상 연말에는 대출이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수치라는 분석이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8월 7조원에서 9월 6조1000억원, 10월 5조8000억원 등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에는 다시 5조9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었다. 향후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더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움직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심사기준 강화와 함께 연초 도입을 예고한 '스트레스 DSR' 등 후속 조치를 통해 불필요한 신규 대출을 최대한 막는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이 늘어나는 상관관계는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다"면서도 "상환이 가능한 만큼의 대출만 받도록 관리하는 게 기본 방침이다. 향후 금리인하 여부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