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의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속에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년도에 비해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1명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적 이후 수능 난도가 다소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너무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11.16 photo@newspim.com |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 킬러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전년도 수능보다 난도가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국어 영역에서 표준점수 최고점 변화가 컸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수험생 본인의 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 점수다. 어렵게 출제되면 원점수 평균이 낮아지기 때문에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150점에 가까울수록 '불수능'으로 평가된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전년도 수능(134점)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매우 어렵게 출제돼 논란이 됐던 2022학년도(149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371명이었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64명으로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등급 구분점수는 1등급이 133점, 2등급이 125점, 3등급이 116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 수능에 비해 3점 높아진 148점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지난해 11점에서 올해 2점으로 줄어 특정 영역이 대입에 끼치는 영향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총 612명으로 전년도(934명)보다 300명 넘게, 지난 9월에 실시된 모의평가(2520명)보다 2000명 가까이 줄었다. 등급 구분점수는 1등급이 133점, 2등급이 126점, 3등급이 118점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학 1등급 구분점수는 133점이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수능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은 4.71%로 전년도(7.8%)에 비해 3.12%p 낮아졌다.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을 받는다. 올해 수능 영어는 앞서 지난 9월에 치러진 모의평가 영어 1등급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탐구 영역의 과목 간 1등급 구분 점수 차이는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회탐구는 최대 5점, 과학탐구는 최대 6점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 16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에 마련된 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와 국어과 강사진들이 국어영역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2023.11.16 mironj19@newspim.com |
한편 전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1명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던 2022학년도와 같았다. 만점자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수능은 2017학년도(3명), 2019학년도(9명), 2021학년도(6명), 2023학년도(3명) 등이다. 2011학년도에는 만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올해 수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한 변별력은 갖췄다"며 "문제 풀이 기술보다는 사고력, 추론 등 전반적인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업 본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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