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일명 '롤스로이스남' 사건 이후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을 하는 약물운전 단속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7일 경찰과 국회에 따르면 마약 등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을 하는 약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관련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약물운전 단속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약물운전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제45조에 구체적인 단속 절차와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현재 해당 조항에서는 마약, 대마 및 향정신성의약품 등 약물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개정안에서는 약물운전 단속 기준을 같은 법안 44조에 음주운전 금지 조항 수준으로 명시화해서 경찰공무원이 약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의 약물 영향 정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 결과에 불복한 경우에는 운전자의 동의를 바당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운전을 금지하는 복용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상태에 빠트린 신모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재판정을 나서고 있다. 2023.08.11choipix16@newspim.com |
약물운전 단속 강화에 나선 데에는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인근에서 발생한 롤스로이스남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동호대교 하단 인근에서 신모 씨는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 명목으로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해 약물에 취한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를 침범해 길을 지나가던 배모 씨를 치여 뇌사 상태에 빠뜨렸고 결국 배씨는 지난달 25일 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판제4부(강민정 부장검사)는 신씨에 대한 공소장 내용을 기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 위반(도주치상)에서 특가법상 도주치사로 변경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허용했다. 지난 6일에는 공소장 변경 후 첫 공판이 열렸다.
약물운전 단속 강화만으로는 약물운전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약물운전 단속은 간이시약검사기 등을 통해 운전자의 타액을 채취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비해 단속이 쉽지 않은만큼 약물운전 처벌을 음주운전 적발시 징역 5년 이하 2000만원 이하 벌금 수준으로 강화하거나 마약사범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단속에 비해 약물운전은 사례가 많지 않고 일일이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단속기기도 음주운전에 비해 발달해있지 않아 단속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교통사고 전문)는 "약물운전 사고는 피해가 커서 위험·비난정도가 크지만 현행법에는 과로, 질병 상황에서 운전금지 조항과 묶여 있어 단속이나 처벌이 음주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음주운전처럼 별도 항목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약물운전 검사는 임의측정도 어렵고 사례도 많지 않아 단속 강화가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 기준을 마련하고 강화하는 방법에 더해 처벌을 강화해 약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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