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는 가격을 낮춘 모델Y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들은 부진한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 중저가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나설 전망이어서 2024년에는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8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1만5439대 판매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1만4372대와 비교해 7.4% 증가한 것으로 테슬라가 1만5000대 이상 판매된 것은 2021년 이후 두 번째다.
테슬라의 모델 Y 차량 [사진=뉴스핌 DB] |
특히 테슬라는 8월까지는 월 2000대 이상 판매되지 않았지만, 9월 4501대, 10월 2829대, 11월 3562대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 Y 후륜구동이 투입된 하반기 이후 반등이 일어난 것이다.
모델 Y는 지난 9월에는 4206대를 판매하면서 수입차 가운데 단일 모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 7월 모델 Y 후륜구동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같은 모델임에도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Y 후륜구동 모델은 기존 모델 Y에 비해 가격이 1000만원 이상 저렴했으며 국내 보조금 지급 요건도 갖춰 더 가격 경쟁력이 컸다.
이같은 테슬라의 선전 때문인지 국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 중 국산 전기차 판매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 9610대 중 국산차가 7304대, 7월에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 8788대 중 국산 전기차가 6843대로 비중이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국산차 비중은 크게 줄어든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 제공=현대자동차그룹]2023.12.04 dedanhi@newspim.com |
8월 전체 전기차 판매량 7429대 중 국산은 4063대였고, 9월에는 전체 판매량 1만1705대 중 국산 4328대, 10월 전체 판매량 1만1625대 중 국산 6567대, 11월 전체 판매량 1만3874대 중 국산 7935대로 하반기에는 국산 전기차 비중이 50% 수준이거나 그 이하였다.
현대차 기아의 주력 전기차들도 하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5는 4월에는 2341대, 5월에는 2201대 판매했지만, 8월에는 1001대, 9월에는 821대, 10월 1231대, 11월 1808대 판매했다.
아이오닉 6는 4월 2502대, 5월 1544대를 기록한 이후 8월 364대, 9월 401대, 10월 393대, 11월 601대를 기록했고, 현대차 코나도 6월 516대, 7월 339대, 8월 329대, 9월 261대, 10월 279대, 11월 456대를 팔았다.
기아 전기차 EV6. [사진=기아 제공] |
기아의 주력 EV6는 3월 3158대, 4월 3084대를 기록했지만, 8월에는 821대, 9월 757대, 10월 1443대, 11월 1155대로 크게 줄었며, 니로는 3월 1110대, 4월 1311대, 5월 1020대를 판매한 이후 8월 456대, 9월 449대, 10월 409대, 11월 381대로 저조했다.
제네시스 GV60 역시 3월 706대, 4월 594대를 기록한 후 8월 123대, 9월 108대, 10월 113대, 11월 113대를 기록했으며, GV70은 3월 327대, 4월 327대를 기록한 이후 8월 94대, 9월 122대, 10월 234대, 11월 100대로 국산 전기차들이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가 12일 '기아 EV데이'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EV4 [사진=기아]2023.10.12 dedanhi@newspim.com |
내년에는 현대차와 기아가 본격적인 중저가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EV를, 기아는 EV5로 시작해 소형 전기 SUV인 EV3와 전동화 세단 EV4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EV3와 EV4를 3만5000~5만달러대의 가격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전기차의 수요 둔화가 내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중저가 전기차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