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저축은행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며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은 PF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50억원 이하 PF 대출만 승인하는 등 PF 대출을 옥죄고 있다. PF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내년도 건설경기 전망도 밝지 않자 PF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OK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은 거의 안 나가는 상황"이라며 "원자재값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인상 등 최근 부동산 시장 환경 변화와 연체율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잔액도 계속 줄이고 있다. SBI저축은행 부동산 PF 신용공여액(대출액)은 지난 2분기 1267억원에서 1098억원으로 169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8875억원에서 8589억원으로 286억원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은 6403억원에서 5815억원 588억원 줄었다. OK저축은행은 1조268억원에서 1조310억원으로 42억원 증가했고 페퍼저축은행은 2324억원에서 2495억원으로 171억원 늘었다. 이 기간 79개 저축은행 PF 대출 잔액은 총 2000억원 줄었다.
문제는 PF 대출 잔액 감소에도 연체율은 계속 오른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저축은행 PF 연체율은 5.56%로 지난 6월말(4.61%)보다 0.95%포인트(p) 상승했다. 3분기말 기준 SBI저축은행은 6.21%다. OK저축은행은 9.07%, 한국투자저축은행은 6.70%, 웰컴저축은행은 4.42%, 페퍼저축은행은 4.93% 등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12.18 ace@newspim.com |
저축은행은 PF 대출 연착륙 유도를 위해 PF 부실채권 정리 및 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10개 저축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해 33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말까지 모든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추가 펀딩 및 외부 투자를 통해 펀드 규모를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은 그밖에 유상증자 등 자기자본을 확충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자기자본대비 부동산 PF 비율은 지난해말 141%에서 지난 9월말 115%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한다고 예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부동산 PF 사업성이 있는 곳은 지원하고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형태의 조정이나 정리는 불가피하다"며 "옥석 가리기라는 대원칙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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