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치솟자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흥행을 이어가던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세대비 저렴한 분양가 단지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오고 있지만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단지의 경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도 입지와 단지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온도차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도 청약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 임박하면서 파주 운정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주운정 초롱꽃마을3단지 모습[사진=뉴스핌DB] |
◆ '운정신도시 우미린 파크힐스' '힐스테이트 더 운정' 분양가에 희비 갈렸다
분상제 적용 지역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분양가에 따라 청약 성적에서 차이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운정신도시 우미린 파크힐스'는 119가구 모집에 5259명이 지원해 평균경쟁률 44.2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A·B 등으로 구성된 2개 타입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84㎡A(기타경기) 타입은 최고 경쟁률 184.3대 1을 기록했다.
저렴한 분양가가 청약 흥행의 비결로 꼽힌다. '운정신도시 우미린 파크힐스'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비해 낮은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는 4억7000만원으로 5억원 미만이다. 인근에 있는 '초롱꽃마을13단지 디에트르더퍼스트' 전용 84㎡가 최근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앞서 분양한 '운정3 제일풍경채'와 '운정신도시 우미린 더 센텀' 역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운정3 제일풍경채의 경우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71.64대 1, '운정신도시 우미린 더 센텀' 역시 170가구에 1만8494명이 몰려 1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3~4억원 가량 가격 차이가 났다.
반면 같은날 1순위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685가구 모집에 481명이 신청해 평균경쟁률 0.7대1로 미달됐다. 2순위까지 진행했지만 신청자는 605명에 그쳐 0.88대1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1군 브랜드, 경의중앙선 운정역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입지와 국내 최초로 단지 내에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빌리지'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됐지만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7억9990만~8억 880만원으로 책정됐다. 오히려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시세보다 가격이 더 높다. 인근에 위치한 '가람마을7단지한라비발디' 전용 84㎡는 지난 4일 4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 4억8800만원에 손바뀜된 이후 오히려 가격이 더 낮아졌다. '해솔마을7단지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 '적정 분양가' 기준 따지는 분위기 확산…양극화 심화
같은날 분양한 '고양 장항 제일풍경채'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가기준) 7억2000만~7억3100만원으로 책정돼 '힐스테이트 더 운정' 분양가와 비슷했지만 성적은 양호했다. 600가구 모집에 5266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 8.77대1을 기록했다.
차이가 있다면 인근 단지인 킨텍스원시티 가격대가 제일풍경채 분양가보다 높아 당첨시 시세차익이 남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에서 공급된 단지들은 분양가 상승 추세와 고금리 상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책정돼 수요자들이 몰렸다. 분양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분양가가 낮아 시세차익이 보장되기 떄문이다.
경쟁률 역시 높았다.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레이크파크 자연& e편한세상(민영주택)'로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76.99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분상제 지역에서도 '적정 분양가'에 대한 기준을 따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높은 인기는 결국 낮은 분양가로 수익성이 높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며 "향후 집값이 오를만한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인근 시세보다 비쌀 경우 오히려 집값이 하향 평준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내년에는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