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검찰이 경찰을 사칭해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흉기난동 예고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1심보다 더 중한 형을 받아야 한다며 항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전날 위계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를 받는 김모(32)씨 사건을 심리한 서울동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조아람 부장판사)은 지난 22일 김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24일 오후1시52분쯤 경찰 직원 명의로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린 30대 남성 A씨가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3.08.24 dosong@newspim.com |
검찰은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이상동기 중대 강력범죄와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가 다수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어 이에 대한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다중이용시설인 강남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살인을 예고하였고, 이에 따라 99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되면서 일반 국민들이 긴급 상황에서 적절하게 조치를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었던 점, 피고인은 경찰을 사칭하여 살인예고 글을 게시하는 등 그 구체적 경위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였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선고 당시 재판부는 "잔혹한 범죄 예고에 대해 경찰의 강경한 대응 지침이 보도되고 있던 시점임에도 경찰청 인증된 커뮤니티 계정을 구매해 별다른 죄의식 없이 살인 예고 글을 올려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 및 반성하는 점, 게시글 3분 만에 삭제하는 등 살인으로 나아갈 의도가 없던 점, 초범인 점, 반성하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들은 바 있다.
김씨는 지난 8월 21일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 직원 계정으로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김씨는 게시물을 올린 다음 날 오전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일반 회사원으로 블라인드의 소속 인증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허위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만들어진 가짜 계정을 구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일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주어진 마땅한 처벌을 받고 남은 인생 지은 죗값 씻기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겠다"고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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