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 1973년 창립해 올해로 50돌을 맞은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은 이르면 다음달 채권단 회의를 거쳐 내려질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전신은 태영개발이다. 창업주인 윤세영 명예회장이 1973년 자본금 300만원을 가지고 창업했다. 회사명 '태영'은 서울고등학교 동기동창이자 사업 초기 투자자가 돼 준 정태근씨의 태(泰)자와 강백영씨의 영(榮)자를 한 자씩 따와 지었다.
회사를 설립하고 한달 후 건설업(토목, 건축분야) 면허를 취득했으며 주로 도로, 철도 등 관급공사로 외형을 키웠다. 1979년 선유수원지 확장공사를 준공했고, 울산 탱크터미널을 인수했다. 1981년에는 건설부 주택건설 지정업체에 등록했다.
1985년에 사명을 태영개발에서 태영으로 변경했으며 1987년에 시공능력평가 순위 45위에 올라 종합 건설사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89년에는 자본금 156억원으로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이듬해 서암학술장학재단, 태영레저를 설립했다. 이듬해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했으며 서울방송을 설립했다. 1999년 11월 서울 마포구 대흥동 태영아파트를 준공하며 주택사업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태영건설은 2002년에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을 출시하면서 주택사업을 본격화한다. 2003년 일산 덕이동 태영데시앙, 창동 태영데시앙, 상봉동 태영데시앙을 잇달아 준공하며 사업 경쟁력을 키웠다.
2011년에는 베트남 호지민과 오만 알아메랏에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2020년에는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그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TY홀딩스가 출범했다.
윤 창업회장은 201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윤 창업회장이 1933년생으로 고령인 데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업 경영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확산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에 복귀하며 자산매각을 통해 기업 건전성 회복에 애를 쓰고 있다.
태영건설의 위기설은 2022년 하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부동산 PF의 부실 우려가 확산하며 모니터링이 필요한 기업 중 하나로 지목됐다. 부동산 PF가 4조원이 넘고, 우발채무가 3조2000억원에 달해 건설업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3년 들어 잠잠하던 부실 우려가 이달 하청업체에 지급하기로 한 계약금을 계약과 달리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결국 이날 만기 도래한 480억원 규모의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면 기업개선 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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