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태영건설의 총 보증 채무가 10조에 육박한 가운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위한 PF 사업장 정리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사업장에 최대 수십 곳에 달하는 금융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4일 태영건설이 채권단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PF 대출, 부동산 개발 등과 관련한 태영건설의 채무보증 규모는 총 9조5044억원이다. 이중 태영건설은 ▲책임준공 확약(3조5570억원) ▲수분양자 중도금보증(1조 3142억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보증(1조304억원) ▲본PF 분양률 75% 이상(1조769억원) 등 6조 9785억원은 무위험 보증으로 분류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1.04 stpoemseok@newspim.com |
나머지 브릿지보증(론) 1조2193억원과 본PF 분양률 75% 미만인 사업장 보증 1조3066억원 등 2조5259억원은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태영건설의 PF사업장 60개 중 42개는 본PF로 넘어갔고, 브릿지론 단계에는 18개가 머물러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브릿지론과 분양률이 낮은 PF 사업장의 재구조화가 PF 사업장 정리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브릿지론이란, 시행사가 본PF 대출을 받기 전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를 대출받는 것을 의미한다. 제2금융권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건설사 자금난의 주요 원인이 된다.
더구나 태영건설 미착공 PF 사업장의 절반이 수도권 외 지역에 있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브릿지론의 경우 사업성 판단을 통해 공·경매에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분양률이 떨어지는 사업장도 주요 정리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분양률 70%는 넘겨야 원가를 챙길 수 있다고 보는데, 이마저도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태영건설이 분양률 75% 이상인 본PF를 무위험보증으로 판단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이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선 PF 대주단에서 먼저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한 사업장에 최대 60여 곳의 금융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지방 소규모 상호금융권이 대출을 해준 곳도 많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구안의 성실도와 관련해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의 의견 차이가 확인되면서 합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당국 대응안에도 불구하고 약 400개가 넘는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다른 탓에 합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PF 사업장 관리 기준에 대해서는 오는 11일에 열릴 '태영건설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 채권단은 기업개선계획을 짜기 위해 PF사업장별 처리방안을 마련한다.
PF사업장별로 주요 채권금융기관이 PF사업장 처리방안을 30일 내로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이 만들어진다. 이후 채권단과 PF대주단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PF사업장 처리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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