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일 간에 과거사,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주장한 게 뒤늦게 확인되면서 신 장관 역사 인식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도 그는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분쟁이 존재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방부는 군 정신전력교육 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신 장관은 지난해 3월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국방위 유감, 이재명 대표에게 드리는 5가지 공개 질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 한일간에 과거사,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라고 썼다.
당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졌다. 신 장관은 이 글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미 사라진 과거완료형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적개심에 기대서 저질적인 반일선동의 '죽창가'만 열창(한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적은 것이다. 해당 글은 현재는 비공개로 전환돼 볼 수 없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2.29 yooksa@newspim.com |
신 장관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게시글뿐 아니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발언했다. 국회 국방위 회의록을 보면 신 장관은 지난해 3월 23일 회의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향해 "한일 간에 과거사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1945년 8월 15일 군국주의 일본과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일본이 같은 국가입니까?"라고 질의했다.
앞서 국방부는 5년 만에 개편해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독도가 '영토 분쟁'에 처해있다고 기술했다.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 영토이며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대 우리 정부 공식 입장에 반하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강하게 질책하며 시정할 것을 지시했고, 신 장관은 "모두 제 책임"이라며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관련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구성한 단체인 광복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금이라도 친일 매국적 역사인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의를 국민에게 먼저 보여주고 장관직을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광복회는 "우리는 국방부 장관의 자세에 대해 우려한다. 독도가 분쟁지역이라 믿는데 대통령의 질책으로 겉치레로 수정할 뿐이라고 우리는 인식한다"며 "신 장관의 과거 발언을 보면 친일적인 게 확연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신 장관은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 시절 SNS에 기록된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한 표현은 일본이 영토분쟁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한 것"이라며 "(당시) SNS 기록에 '일본의 과거사와 독도 영유권 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한 것처럼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동의한 바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신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는 것을 방관할 것이냐"며 신 장관의 즉각 파면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런 행태를 보인 신원식 장관을 그대로 두는 것은 윤 대통령도 동의하는 것이냐"며 "정부의 기본 중 기본은 국가의 구성 요소인 주권, 국민, 영토를 지키는 것이다. 교재는 문제고, 국무위원 말과 글은 문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신 장관은 이완용 두둔, 홍범도 흉상 철거 주도 등 삐뚤어진 역사인식과 12·12 군사반란을 '나라를 구하려 한 것'이라고 하는 등 군인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도 되풀이해 최소한의 인격도 갖추지 못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발언이 신 장관의 개인적인 신념이냐'는 물음에 "그때는 의원 신분이었다"며 "장관에 지명된 이후 인사청문회 때 분명히 독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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