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계열의 라자다가 동남아 지역에서 대대적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금융계(金融界)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라자다의 내부 관계자는 "현재 대규모 감원을 추진 중"이라며 "영향을 받고 있는 직원이 '수백 명'에 달하고, 특히 싱가포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감원 규모가 최대 30%에 달할 것이라며, 소매 및 마케팅 부문에 대한 감축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라자다의 싱가포르 대변인은 감원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래 업무 수요를 더욱 유연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해 현재 인력을 적극 조정 중이다. 우리의 노동력 수요 및 운영 구조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적었다.
2012년 설립된 라자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6년 알리바바가 5억 달러를 들여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이번 감원설의 배경이다. 씨 리미티드(Sea Limited)와 중국 소셜미디어 기업 틱톡(TikTok)의 틱톡샵 등이 부상하면서 라자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선두(深度)과학기술연구원 장샤오룽(張孝榮) 원장은 "알리바바의 국제 전자상거래 사업에 있어 라자다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며 "이번의 대규모 감원은 라자다가 거대한 압력을 실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라자다의 주요 경쟁 상대 중 하나인 쇼피(Shopee)가 지난해 감원을 단행한 것 역시 동남아 지역의 전자상거래 시장 환경이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모기업인 알리바바가 동남아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6억 3400만 달러(약 8335억원)의 자금을 추가 투입했지만 '몸집 줄이기'를 피하기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2014년, 마윈 알리바바 창립자 겸 당시 CEO는 "10년 내 알리바바 수입의 절반 이상을 해외 고객에서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다만 지난해 알리바바의 국제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92억 400만 위안(약 12조 7100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8%에 그치면서 당초 목표 달성이 요원해졌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사진=바이두(百度)] 라자다(Lazada) 로고 |
한편 동남아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계의 각축장이 됐다. 시장 조사 기관 이마케터(eMarketer)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 리테일 이커머스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시장이 평균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을 휩쓸었다.
2022년 라자다와 미국의 씨 리미티드,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 등 9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총거래액(GMV)은 995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시장 조사 기관 모멘텀(Momentum)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라자다의 GMV는 201억 달러로,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전 국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30년까지 GMV를 1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라자다의 목표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