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태영건설 사태로 건설주가 휘청이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에 유동성 메마를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되면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개시 기대감에 이날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주들을 담은 'KRX 건설지수'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지난해 12월27일 이후 8일까지 4.45% 하락했다.
태영그룹이 당국과 채권단의 안을 수용하면서 워크아웃 개시 기대감에 이날 6거래일 만에 KRX 건설지수가 0.39% 상승하면서 하락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가 거론된 탓이다.
이 기간 국내 도급 순위 2위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4.29%, 1.67% 하락했다.
중소형 건설사 중에는 동부건설이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신세계건설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 5일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동부건설과 신세계건설, 롯데건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증권업계로부터 유동성 리스크가 있는 기업으로 지속 거론돼 왔다.
일부에서는 '제2의 태영건설'을 언급되자 이들 건설사는 직접 유동성 상황에 대해 직접 해명을 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보도자료를 통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이달 중으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8000억원에 대해서도 1분기내 본 PF 전환 등으로 우발채무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 중이다"며 "4분기 해외 현장 공사대금,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2000억원대(보증한도 기준)로 전체 PF 시장 규모(134조원)에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2023년 말 신용등급 변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건설사는 태영건설을 포함해 ▲GS건설 ▲KCC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 총 5곳이다.
한신평은 GS건설의 장기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신세계건설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신공영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각각 하향조정 했다. 태영건설은 A(부정적)에서 CCC(하향검토)로 조정됐다.
한신평은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당분간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 기존 차입금과 PF 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하락해 6주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변동률은 전주 0.04%에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발 유동성 리스크 확대로 건설섹터 자금경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등 (부동산) 규제 완화가 예정돼 있지만 투자심리 악화로 단기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건설 주택부문은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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