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중저가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해에는 반전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전기차 판매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미 새로운 것에 적극적인 얼리 어답터 층이 구매를 마친 상황에서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는 완성차업체들이 '반값 전기차'를 내세우며 다양한 차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경형 SUV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캐스퍼 [사진=현대차 제공] |
기아는 중저가 전기 SUV인 EV3·EV4 출시를 통해 전기차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출시 가격은 3만5000달러~5만달러(약 4546만원~6495만원)로 국내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40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G모빌리티는 하반기에 준중형 SUV인 코란도 이모션의 상품성을 개선해 코란도 EV로 바구고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볼보가 올해 초 소형 전기 SUV인 EX30을 본격 출시한다. EX30의 국내 가격은 4945만~5516만원으로 책정됐고,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다.
기아 컨셉트카 EV3 [사진=기아] |
쉐보레는 올해 이쿼녹스 EV의 한국 출시가 검토되고 있다 아직 한국 출시 시기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공개된 이쿼녹스 EV의 엔트리모델 1LT트림은 3만4995달러(약 4619만원)을 기록했다. 이쿼녹스 EV의 크기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비견되며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대 초반에 한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상반기 전기차 iX2를 선보일 예정이다. 6000만원대 가격이 예상된다. BMW 산하 MINI도 올해 미니 컨트리맨 일렉트릭 출시를 검토 중이다. BMW 관계자는 "미니 컨트리맨이 원래 가성비가 좋은 모델이 EV까지 나왔기 때문에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 소형 전기차 e-208을 들여올 예정이다. 관계자는 "아직 가격대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e-208은 프랑스 현지에서는 3만4380유로로 약 4957만원 수준이지만, 이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 전기차 판매를 늘리면서 올해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7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전기차는 정부의 보조금 확대와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이 이어지면서 11월에는 전년 대비 1.7% 성장한 1만5829대 판매로 반등을 이뤄냈다.
EX3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경험적으로 보면 소비자의 부담이 내려가면 판매는 올라간다"라며 "전기차 수요 문제는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제작사가 반값 전기차 목표를 위해 계속 가격을 낮추고 있는 만큼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기아 등에서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가 활성화되는 것은 판매 증진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인상적으로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교수는 "향후 2~3년 간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가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며 "신차도 다양하지만 하이브리드보다 가성비를 높이기에는 힘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2500만원~3000만원대 전기차가 출시되면 진입 장벽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라며 "그러나 차종은 캐스퍼 등 소형 차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3~400만원을 더하면 투싼이나 스포티지를 살 수 있는데 전기차라는 이유로 소형차를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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