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2022년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문제 지문이 대형 학원강사 문제집 지문과 똑같이 출제되고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감사원 감사 및 경찰청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 열린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회의 결과 2023학년도 수능 영어 문항과 동일한 지문이 수능 전 출제된 유명 학원 강사의 모의고사 문제집과 EBS 수능 연계교재 초안에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해당 사실관계는 교육부, EBS, 평가원 상호 검증을 거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2023년 12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교원의 사교육업체 관련 겸직 허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교육부는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 및 경찰청 수사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육부, EBS, 평가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데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감사 및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또 세 기관이 사교육 카르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수능과 EBS 출제 과정을 철저하게 검증·개선할 뜻을 모았다고 했다.
교육부는 "EBS 교재 집필에 참여한 교원은 문제 출제에 대한 전문성 및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유혹이 더욱 강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EBS는 집필자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하고,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제를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 과정과 관련해서 출제위원의 사전 검증 및 사후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에도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하여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 등을 검토하고, 수능 이의신청 시 검토 절차 및 조치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대형 학원에 소속된 영어 일타강사 모의고사 지문이 그대로 2023년 수능에 실리고,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포함됐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사교육 업체와 출제진 유착관계 논란이 확산하자 열렸다. 회의는 오석환 교육부 차관, 유규오 EBS 디지털학교 교육 본부장, 김미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수능본부장, 문영주 전 평가원 수능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교육부는 EBS, 평가원과 사교육 카르텔 대응 등을 위한 긴밀한 실무 협의를 지속해서 진행하면서, 향후 재발을 방지하고 수능 출제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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