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그룹 IT 거버넌스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우리금융그룹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우리은행 서울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은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직후 시작된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을 두고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지난 10여년 동안 수차례 개편 논의가 있었으나 그룹사 간 인력 이동 등 쟁점 사안에 대한 노사, 계열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그룹 신 IT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했다. 올해 7월부터는 노사공동협의회 만들고 '인력 이전 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같은 해 11월말엔 최대 난제였던 이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옥 부사장은 "지난 5일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여명이 우리은행 소속으로 이적했고,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 역시 우리카드로 이적했다"며 "기존 IT자회사인 우리FIS(우리에프아이에스)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 업무를 수행해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 역량 향상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우리은행 서울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은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인력 재배치를 통해 기존 우리FIS에서 도맡았던 개발 업무 전반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에서 전담하게 된다. 우리FIS는 인프라 운영을 통해 업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이어 "특히 비즈니스와 IT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 트렌드에 맞춰 은행, 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New WON 슈퍼앱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핵심 디지털 사업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옥 부사장은 "우리금융이 '신 IT 거버넌스'를 가동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사고 장애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성공적인 초기 정착에 대해 알렸다.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의 효과로 ▲개발기간 최대 50% 단축 ▲연간 150억원 비용 절감 ▲현업직원 IT역량 향상 ▲IT 내부통제 강화 등을 꼽았다.
옥 부사장은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가 은행 현업직원 260여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명이 원팀이 돼 한 자리에서 이뤄진다"며 "이에 따라 개발,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단계 정도로 크게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T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우리금융은 IT 내부감사 조직을 '사업부서-IT그룹-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재편했다"며 "BRM 제도 도입, 제3자 점검 등 IT 내부통제 강화 계획도 수립했다"고 말했다.
옥 부사장은 "거버넌스 출범에 따라 New Won 슈퍼앱의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자체 개발 역량을 높일 것"이라며 "타 금융그룹에서 출시하는 슈퍼앱은 계열사 서비스를 모아둔 수준이라면, 우리금융의 슈퍼앱은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앱에 탑재하고 그룹사 주요 서비스들이 녹아들게 해서 고객 입장에서 하나의 앱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 가치와 금융거래를 제공하는 BaaS 기반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생성형AI/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활성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옥 부사장은 "우리금융은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을 진행하며 디지털 기술력을 통해 시가총액 2.2배 상승을 도출한 싱가포르개발은행 사례를 꼼꼼히 벤치마킹했다"며 "올해 그룹 경영목표인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우리금융에게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은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진용을 새롭게 갖추는 재정비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주고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