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벌써 30여 명이나 이름이 오르내린다.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 자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른 감이 있다지만 이미 우주항공분야의 시선은 초대 청장이 누가 될 지에 쏠려 있다.
국회는 앞서 지난 9일 오후께 본회의를 열고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4월 국회에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9개월 만에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후속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 인력을 비롯해 한국연구재단의 연구·개발(R&D) 기획·평가 인력 등도 합류한다. 전체 규모는 정부 초기 안에 따르면, 300여명 규모다.
이경태 경제부 차장 |
우주항공청 설립에 따라 그동안 과기부와 산업부가 진행해왔던 R&D 과제 및 사업이 함께 이관된다. 과기부 우주사업 R&D는 4490억원 규모이며, 과기부·산업부의 항공 분야 R&D는 760억원 규모다.
여기에 사업 진흥비 등을 합해 총 7200억원 가량이 사업예산으로 우주항공청에 투입된다.
별도로 인건비, 건물 임차비용, 경상경비 등은 정부 예비비를 활용한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과기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이 실제 인력 규모 등을 정해 재정 투입 규모를 정할 방침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선 민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해야 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2~3곳의 후보 건물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 설립에 이미 첫발을 뗐지만 걱정거리도 만만찮다.
경남 사천으로 인재를 끌어와야 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지만 초대 우주항공청장 선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부가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꺼내든 '2045 목표'를 보면 ▲세계 우주항공 시장 10% 점유 ▲우주항공 기업 수 2000개 이상 ▲우주항공 일자리 50만명 이상 ▲글로벌 우주항공 100대기업 10개 육성 ▲GDP 대비 0.2%이상 예산 지원 등이다.
이를 토대로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게 우주항공청이 받아 든 숙제이기도 하다. 중차대한 우주항공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
그러나 우주항공업계나 학계 등 전반의 우려도 높다. 윤석열 정부 출범 시기부터 우주항공청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윗선 줄대기가 끊이질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에도 일부 인사는 용산과 여의도를 기웃대며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의 꿈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초대 우주항공청장 내정은 총선 이후에나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여당에서 총선에 나서지 못했거나 낙선자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우주항공업계와 학계는 초대 우주항공청장만이라도 '낙하산 인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우주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반도체가 우리나라를 먹여살리고 있지만 향후 미래에는 우주산업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효자 산업이 될 것"이라며 "그 시대를 위해 청사진을 잘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는 최적임자가 우주항공청의 첫 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우선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만한 인사가 초대 청장에 선임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정치력이 아닌, 실력으로 검증된 인사를 초대 청장에 앉혀야 한다는 조언도 끊이질 않는다.
이를 위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블라인드 채용'이 요구된다. 우주개발과 산업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실무 경험과 국제적인 교류 경험 등을 두루 갖춘 인재가 바로 초대 우주항공청장의 자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면 30명 중 반절 이상은 이력서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친분이나 정치적인 관계를 배제하고 옥석을 가려 최고의 우주산업 인재를 선임해야만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백년대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경험과 자격을 놓고 찾는다면 금방 적임자는 눈에 띌 것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