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시가 올 7월부터 중앙로지하도상가 개별 점포에 대해 입찰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졸속행정'이라고 주장하며 관련 운영 계획을 모두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사단법인 중앙로1번가운영위원회(중앙로상가운영위)는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의 입찰 통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 중앙로지하도상가 상인들이 11일 오후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별 점포 입찰제 시행을 반대하고 나섰다. 2024.01.11 jongwon3454@newspim.com |
이날 입점 상인 130여명이 모여 '생존권은 목숨이다' '졸속행정 철회하라' '끝까지 투쟁한다' '약속을 이행하라'고 쓰인 프래카드를 들고 "일방 행정 철회하라"고 외쳤다.
대전시 건설도로과는 지난해 12월 4일 중앙로지하도상가 입점 상인들에게 '사용수익기간 만료 안내' 공문을 전송했다.
대전시가 보내온 공문에는 중앙로상가운영위와 지난 2019년 5월 체결한 관리협약 기간이 올 7월 5일부로 만료됨에 따라,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점포사용허가에 대해서는 입찰(경쟁)로 결정하겠다는 대전시 결정에 대한 입점 상인들의 반발이 크다. 경쟁입찰로 진행할 경우 입찰액 상승을 유발하거나 심지어 기존 자리를 고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중앙로상가운영위는 비대위를 구성,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대전시가 단 한차례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점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시와 과거 맺었던 협약 중 '유상사용을 조건으로 사용 기간을 연장해줄 수 있다(21조 2항)'는 내용을 강조하며 시가 이러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겼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협약(21조 2항)은 공유재산 물품관리법 시행 전 체결한 협약으로, 당시 대전시는 '사용기간은 걱정 말고 활성화에 노력해달라'고 해왔다"며 "이를 믿고 상인회에서 비영리사단법인을 설립해 25년 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관리 운영해 왔는데 최근 시가 협의없이 일방적 통보했다"고 강도높게 시 행정을 비판했다.
한 입점 상인은 "가스통 들고 시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먹이며 "코로나19 당시 빚 내가며 상가를 지켜왔는데 시의 일방적 행정은 우리더러 신용불량자가 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격분했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 중앙로지하도상가 상인들이 11일 오후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별 점포 입찰제 시행을 반대하고 나섰다. 2024.01.11 jongwon3454@newspim.com |
중앙로상가운영위는 시가 계획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수환 중앙로상가운영위원회 회장은 <뉴스핌>에 "이장우 시장 면담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죽을 각오로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공동비대위원장도 "오죽하면 한창 영업해야 할 시간에 상인들이 가게를 비우고 이곳에 섰겠느냐"고 울분을 터뜨리며 "수십년을 가꾸고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도 버티고 여기를 지켜온 우리 상인들의 목소리를 제발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중앙로상가운영위는 오는 16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또 다시 상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관련 기자회견·집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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