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24'에 참석한 것이다. 그는 올해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푸드테크, AI 등 최첨단 기술 도입'을 지목했다.
1967년생인 구 부회장은 아워홈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의 막내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해 FD(외식)사업부장, 글로벌유통사업부장 전무 등을 거쳤다.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 [사진= 아워홈] |
구 부회장은 아워홈 오너일가 '남매갈등'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 아워홈 부사장직에 올랐으나 오빠인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과의 갈등으로 승진 5개월 만에 보직 해임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음주 보복운전과 방만 경영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이사회에서 오빠를 밀어내고 구지은 부회장을 대표직에 세웠다.
구 부회장의 아워홈은 실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워홈 매출액은 2020년 1조5037억원, 2021년 1조6011억원, 2022년 1조6387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2020년에는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 3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5억원이다. 다만 소비침체 등 여파로 지난해 목표로 내걸었던 '매출 2조원'에는 다소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구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강한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취임 이후 수차례 식음사업 현장을 찾아 순회했으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는 면접관으로 참여해 최종면접을 진행했다. 지난해 잼버리 행사에서 먹거리 논란이 터졌을 때에는 직접 현장에 내려가 위기를 넘겼다.
올해 구 부회장은 '뉴(NEW) 아워홈 도약'을 목표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2024년을 "NEW 아워홈을 향한 변곡점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빅데이터, 푸드테크 등을 통해 식음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식음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2024년을 시작하자"고 했다.
특히 '식음업계 테슬라'를 언급해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은 일반적인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테크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고도화해 '식음업계의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구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및 실무진들은 지난 8일 미국 CES 2024 참석차 출국했다. 아워홈 회사 차원에서 CES 2024 참관단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ES 현장에서 푸드테크, AI, 디지털 헬스케어 등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다. 글로벌 현장 경영을 본격화한 셈이다.
CES 2024 참관 이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기내식 사업을 전개하는 게열사 하코(HACOR)와 식음사업을 담당하는 미국OC(Ourhome Catering)법인을 찾아 현장을 점검한다. 미국 시장 확대 방안과 현지 인력 채용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구자학 회장 독사진(왼쪽) 및 구자학 회장의 육필이 적힌 메모지와 숙성 연도를 표시한 천일염과 작은 손거울. [사진= 아워홈] |
친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의 해묵은 남매갈등도 구 부회장의 해결과제 중 하나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회사 연간 순이익의 10배를 넘는 2966억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철회했으며 이달 8일에는 구 부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으로 고소하는 등 올해에도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관련해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38.56% ▲구지은 20.67% ▲구명진 19.60% ▲구미현 19.28% 등으로 구성된다.
이같은 남매갈등 속 구 부회장은 아버지 구자학 회장의 회고록을 발간하는 등 '아워홈 적통'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3일 구 부회장은 직접 집필한 구자학 회장의 회고록 '최초는 두렵지 않다'를 펴냈다. 서문에서 구 부회장은 "아버지는 현장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서슴없이 실행에 옮겼다"며 "아버지를 통해 진정한 CEO, 리더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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