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카셰어링 2위 업체인 롯데렌탈 그린카가 1위 업체 쏘카 지분 인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과 함께 추가 지분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가 지분 인수를 승인하면 롯데렌탈은 쏘카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되는데 이 경우 추가 지분 매수를 통한 최종 인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해 SK가 보유한 지분 17.9%를 매입하기로 한 것에 대한 공정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자산이나 매출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 3000억원 이상 회사의 주식 15%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하는데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이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는 지난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2022년 3월 1800억원으로 쏘카 지분 11.81%를 사들였으며 쏘카의 특별관계자인 유한회사 소풍(SOPOONG)으로부터 3.18%를 추가 인수했다.
이때까지 그린카의 쏘카 지분은 15%를 넘지 않았지만 SK로부터 17.9%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공정위의 승인을 받게 됐다.
SK로부터의 지분 중 절반의 인수에 대해서는 연초에 승인이 날 예정이며 추가 매입은 9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 지분 인수가 승인되면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은 풋옵션 행사 등으로 인한 1.8%까지 더해 34.7%가 된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쏘카 최대주주와 여전히 격차는 있다. 이재웅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쏘카 지분 33만6000주(1%)를 매입하며 특수 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측 지분이 38%로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쏘카 측은 이번 지분 확대가 'SOCAR 2.0' 추진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SOCAR 2.0'은 오는 2025년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고자 하는 쏘카의 미래 전략이다. 다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쏘카가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롯데렌탈은 쏘카 인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SK로부터 지분 매입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 쏘카의 경영권 인수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롯데렌탈이 쏘카를 인수할 경우 카셰어링 업계에서 독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2년 기준 쏘카가 78%로 1위이며 그린카가 22%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시장 독점이 이뤄지는 것이다.
카셰어링과 단기 렌터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실제 롯데렌터카에서 지난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24시간 미만 단기렌터카 비중은 29.0%로 전년 동기의 22.5%보다 6.6%포인트 늘었다.
반면 여름철 성수기인 8월 기준 그린카의 24시간 미만 대여는 2020년 87.6%에서 2023년 84.2%로 줄었고 24시간 이상 대여는 2020년 12.4%에서 2023년 15.8%로 늘었다. 점점 24시간 미만 단기렌터카의 비중은 늘고 있고 24시간을 넘는 카셰어링은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렌터카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이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렌터카로 17%, 현대캐피탈이 12%이며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타 사업자들이 갖고 있다.
단기렌터카 시장과 카셰어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가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갖는 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지난해 매수한 지분에 대한 공정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경영권 인수 등의 목적이 아니며 과열된 상태로 쏘카 지분 추가 인수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