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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길위의 중국] 중국경제의 봄, 백주 향 쫓아 온다

기사등록 : 2024-01-1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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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백주 업종 상장사는 중국증시 약 4000개 가까운 상장기업 중 21개 사입니다. 백주 업종 주가는 중국 소비경제 회복의 풍향계라는 점에서 늘 주목을 끕니다. 경제가 좀 살아날 기미가 보이면 맨먼저 백주 주가부터 들썩입니다.

귀주모태(贵州茅台, 구이저우마오타이)는 백주 업종은 물론 중국 증시 전체 상장기업중 주가가 가장 비싼 주식에 속합니다. 지금은 경제 침체 속에 주가가 급락한 상태지만 한때 그룹이 속한 구이저우성 전체 GDP와 코카콜라 총 싯가까지 추월했었지요. 지금도 마오타이 총싯가는 삼성전자 총 싯가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합니다.
마오타이 공장은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 준이시 런화이시(현급시) 마오타이 진에 자리하고 있는데 준이와 런화이 시는 유명한 장향형 백주의 고장입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장향형 백주 축제가 성대하게 열립니다.
마오타이는 공산당에 의해 보호를 받은 백주입니다. 공산당의 홍군은 1935년 대장정 당시 준이에 머무를 때 '마오타이 술 공장을 보호하라'는 훈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기자가 2020년 유적지 준이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사진과 함께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었습니다.
2021년 주당 2500위안에 육박했던 마오타이 주가는 2024년 1월 중순 현재 1600위안대로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주식은 100주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우리돈 3500만원은 있어야 마오타이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한병에 66만원인 술도 그렇지만 주식 역시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지요.
중국 백주엔 농향형 장향형 청향형 등이 있는데 이중 농향형 시장 점유율이 절반에 달합니다. 쓰촨성 우량예(오량액) 검남춘 노주노교 수정방 등이 대표적인 농향형 백주에 속합니다. 우량예는 백주상장사중 시가총액 2위이고, 노주노교는 4위입니다. 우량예 주가는 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에도 350위안을 오르내렸으나 현재는 120위안대로 3년래 최저치 입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베이징의 귀주모태(구이저우마오타이) 전용 판매 부스. [뉴스핌 촬영]. 2024.01.21 chk@newspim.com


백주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 침체와 반부패 캠페인의 영향입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정권을 잡은 이듬해인 2013년 공무 회식자리에 고가의 백주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백주 업종 주가도 10여년 동안 부침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반부패 정책에 억눌렸다고 볼수 있지요.
노주노교도 오랜 연륜의 쓰촨성 농향형 명주입니다. 노주노교는 명나라때인 1573년 발효 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유명세를 얻고 있습니다. 궈자오(国窖) 1573년은 노주노교의 간판급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촨성 우량예의 이빈과 노주노교의 노주시, 마오타이 생산지인 마오타이 진을 이으면 삼각형 모양이 되는데 이를 중국 백주의 황금 삼각지대라 일컽습니다. 일대에 장강 상류 진사강과 적수하가 흐릅니다. 2020년 기자가 마오타이를 만드는 적수하에 가보니 이곳 암벽에 '맛있는 술의 강'이란 의미의 미주하(美酒河)라는 글자가 조각돼 있었습니다.
적수하엔 또 중국 홍군 대장정때 유적지인 4도하가 있습니다. 홍군이 국민당군에 쫓겨다니며 적수하를 오락가락 4번이나 건넜다고 합니다.
쓰촨성 농향형 백주로 조니워카의 회사 디아지오에 인수된 수정방은 중국 백주 업종 싯가총액 순위가 10위입니다.
중국 애주가들은 '우마오젠', 우량예와 마오타이 젠난춘(剑南春,검남춘)을 중국의 3대 명주라고 합니다. 제난춘이라는 술은 쓰촨성 몐저우에서 제조되는데 우량예 노주노교 이상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백주 청향형의 시장 점유율은 약 17%이고, 산시성 펀주와 얼궈터우 충칭의 강소백 등이 대표적인 청향형 백주이지요. 이가운데 펀주는 중국 증시 개설 4년후인 1994년, 백주업종 최초로 증시에 상장됐지요. 펀주는 '청명절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로 시작되는 당나라 두목의 시 '청명'을 스토리텔링으로 해 마케팅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몽지람과 천지람이란 술로 몸값을 높여가는 백주가 있습니다. 모두 장쑤성의 양허고빈이라는 기업의 백주로서 장쑤성 판 마오타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 술의 향형은 농향형 계열의 미옌러우 향(绵柔, 솜처럼 부드러운 향)이라고 합니다. 양허고빈은 2009년 상장됐으며 중국증시 21개 백주 업종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5위인 회사입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전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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