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용산 대통령실과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 내에서 성토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도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대통령실과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 비상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함께하는 AI의 미래' 공공부문 초거대 AI활용 추진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현안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1.19 choipix16@newspim.com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저출산 대책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논란에 대해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던 기존의 태도와는 달라진 입장을 보여준 장면으로 해석됐다.
한 위원장은 19일 윤재옥 원내대표가 사과 요구를 자제해달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다. 우리 당은 여러가지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거기서 당 의견을 모아가는 정당이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전임 김기현 대표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후 '윤심'을 부각하지 않고, 실제로 윤 대통령과의 오·만찬 자리도 갖지 않았다. 취임식을 비롯해 공식 행보 중 연설이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을 언급한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18 pangbin@newspim.com |
한 위원장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김경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연일 쓴소리를 더하고 있다. 그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지난 18일 "함정이긴 했지만 부적절했다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 이 공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고 직격했다.
한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자리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용산의 인기가 총선에 도움을 주지 못 하는 상황에서 당을 중심에 놓고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비대위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 위원장이 취임하고 나서도 일각에서 기대한 '한동훈 효과'는 큰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총선 승리를 이끌어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한 위원장 본인을 위해서라도 다른 방향이 필요했다"면서 최근에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하다고 단정하기엔 애매한, 소심한 차별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같은 김 여사 리스크 대응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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