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노란색 로봇 경비견이 실리콘밸리 저층 건물 사이를 누비며 경비를 하고 있다. 경비가 끝나면 자리로 돌아와 충전하며 쉬기도 한다.
이곳을 24시간 지키는 로봇개의 정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또 다른 이름은 패트롤 파우(patrol paw)다. 로봇견은 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며 쓰러져 있는 사람 등 이상현상을 발견하면 경비실로 알람을 보내는 등 삼성의 핵심 연구센터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전경. [사진=조수빈 기자] |
지난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해외 연구개발(R&D) 기지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찾았다. SRA는 구글, 미항공우주국(NSA)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 마운틴뷰에 자리잡고 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헬스 및 메디컬,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가전 등을 포괄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선행 연구개발 조직으로 국내외 14개국에 1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SRA는 2000년대 초반까지 PC, 모니터, HDD 등 하드웨어 연구에 주력하던 연구소로 지금은 카메라,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음성 비서, AI, 6G, 로봇 등 각종 IT 연구 개발을 아우르는 핵심 연구기지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들어간 갤럭시 AI도 2018년 SRA 산하 'SRA AI센터'에서 선행 연구가 진행됐다. SRA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실리콘밸리 AI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RA 내부를 돌아다니는 패트롤 파우(patrol paw) 경비 로봇. [사진=조수빈 기자] |
삼성전자에 따르면 근무 중인 직원은 약 700여명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반려견과 동행한 직원들이 하나 둘 중앙의 잔디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흔하지 않은 '도그 프렌들리' 근무 환경이다. SRA 관계자는 "사무실에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는 기업은 실리콘밸리에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혼자 사는 직원들을 위한 식사 무료 제공 등 독특한 복지를 관찰할 수 있었다.
SRA의 수장 노원일 연구소장(부사장)은 "기술 혁신 산실인 실리콘밸리 중심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모바일 성장 동력을 구상하고 이를 위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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