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플랫폼 시장에서 독과점 폐해 방지를 위한 '(가칭)플랫폼 공정거래 촉진법' 제정을 추진한다.
지배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 반칙행위를 통한 시장 독과점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차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육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24일 출입기자단과 차담회를 갖고 플랫폼법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 2024.01.24 plum@newspim.com |
-플랫폼법 제정이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와 맞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공정위는 플랫폼과 입점업체간 갑을 이슈와 플랫폼과 플랫폼 간 독과점 이슈를 구분하고 각 이슈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갑을관계는 이해관계 충돌이 문제 되는 관계로 입법에 앞서 이해당사자 간 대화와 논의를 통한 맞춤형 개선책 마련이 효과적이다. 공정위는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퇴출하는 등의 반칙행위를 입법으로 엄정히 대응하도록 하겠다.
-플랫폼법이 산업과 기업을 옥죄는 규제라는 비판도 있다. 설명 부탁드린다
▲플랫폼법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건전한 성장을 촉진하고 스타트업들에는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법이다.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는 소수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 한해 경쟁촉진‧민생보호라는 입법 목적 달성이 가능한 필요최소한의 반칙행위만 규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칙을 통한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반칙행위를 차단해 자유로운 경쟁과 신규진입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오히려 성장을 촉진하고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플랫폼법에는 입증책임을 기업에 전환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기업의 입증책임이 과도해지는 것이 아닌지
▲플랫폼 시장은 사업자만이 알 수 있는 알고리즘 조작 등을 통한 반칙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시장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적시에 대응‧조치하기 위해서는 입증책임 전환 조치 불가피하다. 독과점 플랫폼의 입증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플랫폼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핵심 입법사항으로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규율되고 있다. 다만 공정위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기업의 입증 부담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일례로 경험칙상 충분히 위법성이 확인되는 행위에만 열거적으로 규율 내용을 한정하고, 해외에 비하여 폭넓은 항변 사유를 인정하도록 하겠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0.1.14 onjunge02@newspim.com |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에 법 적용이 달리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또 이러한 부분이 통상이슈로 번질 수 있는데 공정위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지
▲플랫폼법은 국내외 차별 없이 수범자 지정 기준과 절차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규정할 예정이다. 법령상 국적에 따른 차별 없이 국내-해외 사업자와 해외-해외 사업자 간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법은 한국뿐만 아니라 EU(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에서도 먼저 도입됐거나 도입될 예정으로 지금까지 통상이슈는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정위는 통상 관련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긴밀히 협의해 미국 등과의 통상 마찰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하도록 하겠다.
-플랫폼법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은데도 입법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법 제정이 늦어지면 공정위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다. 현재의 공정거래법 집행체제를 계속 적용하는 경우 조사와 심의가 끝나고 시정조치를 할 때쯤에는 이미 시장이 독과점화돼 어떤 조치를 하더라도 경쟁질서 회복이 늦어진다. 외국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는 경우와 국내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는 경우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받게 된다. 지금도 OTT 수수료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독과점 플랫폼 업체가 등장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래서 저희가 더욱더 실효적으로 조사와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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