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수출 회복 흐름에 0.6%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4%로 잠재성장률(2.0%)을 밑돌았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해외여행 지출이 늘며 전기 대비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늘며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성장 기여도는 각각 0.1%포인트(p)다.
소비와 함께 경제 성장 주요 동력인 수출은 반도체 중심으로 늘며 전기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3.4%)에 이어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0.8%p다.
광양항 전경 [사진=여수광양항만공사] 2023.04.27 ojg2340@newspim.com |
투자는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며 전기 대비 4.2%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2.1% 증가했던 건설투자가 1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건설투자 성장 기여도는 -0.7%p다. 건설투자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2.3% 증가했던 건설업은 4분기에 3.6%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0%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가 건설투자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금융시장과 건설업은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지난해 여름 새마을금고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나왔고 연말에는 시공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정부는 부실 PF 사업장 자금 지원 중단 및 구조조정 등을 예고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건설투자 감소와 관련해 "건설기성 부진과 2022년부터 신규 수주와 착공 부진이 누적된 영향이 크다"며 "대규모 전력시설 건설과 재건축 및 재개발 일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 잠재성장률 밑돈 연 1.4% 성장…"1분기 수출 회복 속 내수 부진"
지난해 연간 GDP는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한국은행과 정부 전망치와 같았으나 잠재성장률(2.0%)을 밑돌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발병 첫해인 2020년 -0.7%를 기록한 후 2021년 4.3%, 2022년 2.6%를 보였다.
항목 별로 보면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그나마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1.8% 증가에 그쳤다. 2013년(1.7%)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고물가와 고금리가 소비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신승철 국장은 "고물가 영향이 내수 부진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내수 부진 둔화 완화를 위해 정부가 상반기 재정 집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자료=한국은행] 2024.01.25 ace@newspim.com |
지난해 수출은 2.8% 늘었다. 정부소비는 1.3% 늘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0.5%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내수는 부진한 가운데 수출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신 국장은 "내수 부진이 주요 하방 요인이고 수출 개선이 상방 요인"이라며 "연 2% 초반 성장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국장은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좋은데 신용카드 (결제) 증가세는 많이 낮아졌다"며 "1월 2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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