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사례 예시. |
[서울=뉴스핌] 이진용 기자=# A(20대)는 전 연인이었던 B로부터 성폭행, 불법촬영 등 피해를 입고 이별 의사를 밝혔지만 B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스토킹을 지속했다. 두려움을 느낀 A가 112에 신고하고 통신매체를 차단하자 B는 금융서비스 앱으로 1원씩 송금하며 '전화받아' '당장나와' '지금안나오면' '불질러버린다' 등 메시지를 보내 협박을 했다. B가 이런 식으로 송금한 횟수는 무려 120회에 달했다. 서울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은 A에게 가해자를 재신고 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우선 긴급 거주시설에 입소하도록 안내한 뒤 이주비를 지원해 신속히 거주 이전을 통해 안전을 확보했다. 또한 혼자서 수사 과정을 진행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A에게 변호사도 연계‧지원했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 지난해 9월 출범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을 통해 지난 4개월여 동안 스토킹 피해자 136명이 지원과 보호를 받았다. 민간경호, 이주지원, 법률‧심리지원 등 총 678건을 지원했다고 31일 밝혔다.
피해지원(총 678건)은 상담 및 사례관리 556건, 심리‧치유지원 38건, 법률‧소송지원 32건, 의료지원 13건, 민간경호 등 안전지원 39건 등이었다.
서울시는 경찰과의 핫라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된 스토킹 피해자를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으로 연계, 초기상담과 촘촘한 사례관리를 통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스토킹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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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단에서는 피해자의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 지원 3종'(▷보호시설 ▷민간경호 서비스 ▷이주비 지원)과 '일상회복 지원 3종'(▷법률 ▷심리 ▷의료)을 지원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피해자 사례관리를 통해 스토킹 추가 피해를 14건 방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이별을 고한 후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 피해자에게 중고거래 앱을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위장해 접근,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한 가해자를 재신고했다. 금융서비스 앱을 통해 1원 씩 총 120회에 걸쳐 송금하며 피해자를 협박한 가해자도 재신고해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또 가해자 출소 일에 맞춰 피해자에게 민간경호를 배치해 출소 후 피해자를 찾아온 가해자의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경찰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가 스토킹을 지속할 경우 '재신고'를 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거나, 다시 신고하는 것이 두려워서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 등을 모니터링을 통해서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왔다.
"간밤에 별일 없었는지?"라고 묻는 상담원에게 "가해자가 다시 찾아왔는데 너무 무서웠다"는 피해자의 얘기에 재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경찰과 협력해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여 가해자를 구속할 수 있었다.
또 가해자의 갑작스런 출소로 두려워하는 피해자를 위해 우선 긴급하게 보호시설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이주비 지원을 통해 이사할 수 있도록 돕는 등 꼼꼼한 사례관리와 안전대책을 통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렇듯 스토킹 범죄가 피해자를 따라다니거나 집 앞에서 기다리는 기존의 전형적인 수법에서 금융이나 중고거래, 배달 앱 등으로 접근해 협박하는 등 신종 수법으로 진화할 뿐 아니라 감금, 강간, 폭행 등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유형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의 정보통신매체를 차단하자 가해자가 접근금지 중에도 피해자에게 접근하고자 신종 앱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위장하거나, 배달을 온 것처럼 위장하여 피해자에게 접근, 스토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의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스토킹 피해 외 강력범죄 등 중복 피해를 동반한 사례는 총 64명(72건)으로 47%를 차지했다. 중복 피해 중 가장 많은 피해는 폭행 41.7%(30건), 협박 23.6%(17건) 순이었고, 감금, 강간 피해도 9.8%(7건)에 달했다.
이에 시는 스토킹 범죄 피해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보조사업으로 시범 운영해왔던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을 2월 1일부터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로 확대해 정식 출범한다.
스토킹 피해는 가해자의 지속적인 협박, 폭력, 살인 등으로 인해 피해자 개인정보 보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 시 공공기관인 서울여성가족재단에 위탁 운영해 공공성을 확보함으로써 스토킹 피해자 지원의 연속성·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최초로 문을 여는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는 산재돼 있던 서비스를 통합·연계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피해지원관, 사례관리사, 프로파일러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피해지원관이 초기상담을 통해 피해자의 상황을 파악하고, 사례관리사, 프로파일러와 함께 사례회의를 통해 맞춤형 지원대책을 수립·운영한다.
○ 시는 개관 이후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을 위한 법률, 심리, 의료, 이주 지원 관련 기관과 공동협력 협약을 통해 피해자 지원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개관과 함께 스토킹 피해자 지원도 한층 강화한다.
우선, 가해자가 피해자의 거주지를 알고 있어 생기는 피해를 막기 위해 이주비 지원을 50명으로 확대(지난해 20명)한다. 피해자가 긴급하게 거주할 수 있는 '스토킹 피해자 긴급주거시설'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한다. 긴급주거시설은 최대 30일 동안 이용이 가능하며, 이후 장기보호시설(최대 6개월)로 연계해 거주할 수 있다.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한 민간경호 서비스는 대상자를 3배로 확대(2023년 20명→2024년 60명)하고 기간도 기존(7일)보다 연장할 계획이다.
또 스토킹 피해자를 대상으로 휴대용 안심비상벨을 배부하고, 스토킹 피해자의 주거 안전지원을 위해 음성인식 비상벨, 가정용 CCTV 등의 안심장비 지원도 확대‧지원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스토킹범죄가 신종 수법으로 진화할 뿐 아니라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유형이 많아 피해자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서울시는 신종 스토킹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센터 개관과 함께 민간경호, 이주지원 같이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보다 빠른 일상회복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ycaf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