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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2% 안착했지만…국제유가 상승에 곳곳 '지뢰밭'

기사등록 : 2024-02-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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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 2.8% 상승…목표치 2.6% 근접
국제유가 80달러대 재진입…물가 상승 부채질
설명절 앞두고 과일·채소 가격↑…2월 3%대 예고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2%대로 떨어졌다. 당초 3% 초중반대로 예고됐지만 이런 추세라면 정부의 올해 목표인 2.6%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과일, 채소 등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정책방향 2.6% 목표 설정…1월부터 2%대 진입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100)로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전월 3.2%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2%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7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 6.3%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6월 2.7%, 7월 2.4% 등으로 2%대 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체적으로 정부가 바라보는 물가 안정 수준은 2%다. 정부의 당초 목표 역시 2%대 안착이었다.

다만 계절적인 요인 등이 겹친 반짝 하락세였다. 이후 3%대로 재상승해 지난해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마감됐다.

정부는 지난달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6%로 설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2.8%의 물가상승률은 정부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수치로 평가됐다. 

일각에서는 소비시장에서 기업들이 가격은 동일하게 제시한 채 수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억제한 효과도 한몫한다고 말한다.

정부 한 관계자는 "당초 3%대 초반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나타났다"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어서 물가 인상 요건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후폭풍 우려 속 설 명절 현장 점검 초점

6개월만에 물가가 2%대로 진입했지만 다음달에는 다시 3%대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꾸준히 오르고 있는 국제유가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02.02 yooksa@newspim.com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2~3월 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며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다"면서도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동일한 전망을 내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일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8월 86.5달러→9월 93.0달러→10월 89.8달러→11월 83.5달러→12월 77.3달러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82.4달러로 재상승했다.

80달러대는 지난해부터 우려됐던 수준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이미 예측됐던 만큼 경제전망 기관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80대 진입을 예견한 부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일부 품목에서는 물가 하락에 대한 체감이 낮다.

실제 1월 생활물가지수에서 식품은 전년동월대비 4.9%나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4.4% 올랐고 그 중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은 각각 8.9%, 28.5% 올랐다.

설 명절을 앞둔 과일,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도 서민의 물가 상승 체감도가 낮다는 점을 인지하고 설 물품 가격 안정에 올인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설을 앞두고 지난달 도매시장과 농가 등 현장을 방문하며 생산과 유통 등을 점검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인천공항 세관을 방문해 수입과일 할당관세 및 통관 등을 살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달 충주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 양재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사과, 배 수급상황과 최종 소비단계에서의 소비자가격 및 할인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여전히 국제유가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는 없다"며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 안정에 초점을 맞춰 물가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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