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핌] 지혜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최근 불거진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불협화음을 일축했다. 이들은 서로 포옹하며 '총선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낮 12시쯤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신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명문정당'을 언급하며 "우리가 하나된 힘으로 왔는데 총선즈음에 친명, 친문으로 나누는 프레임이 있어 안타깝다. 우리는 하나고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온 명문정당은 2022년 8월 이 대표가 정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문 전 대통령을 처음 예방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낮 12시 5분쯤부터 약 30분간 문 전 대통령과 차담을 나눴다. 차담 자리에는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천준호 비서실장과 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 4명만 자리했다.
이후 낮 12시 4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약 1시간 30분정도 식사를 했다. 오찬 자리에는 정청래·장경태·박찬대·고민정·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경남 양산을 지역구로 둔 김두관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
이들의 분위기는 사저에 들어가기 전부터 화기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의 피습 상처가 있는 목 부분을 살펴보며 "(상처가) 많이 남았는데. 이 (셔츠) 깃 없었으면 큰일났겠다"고 걱정했다.
오찬 자리에서는 '이재명 파이팅', '문재인 파이팅', '민주당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총선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승리하는 게 시대의 소명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에게 "나라의 비전을 비춰주는 영원한 등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을 언급하며 "부울경 선거가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 부울경에 출마하는 영입인재가 있다고 하면 이 대표께서 업어주시면 좋겠다"는 등 덕담을 건넸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지난달 초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연기됐다. 지난해 9월 19일 단식 중이던 이 대표를 문 전 대통령이 병문안 온 이후 넉 달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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