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자 삼성그룹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아직 1심 판결이 나온 만큼 최종 결과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재판 전까지 총수 부재라는 사법 리스크까지 거론되던 상황에서 1심 무죄 판결로 이 회장이 경영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선고 공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2.05 leemario@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前)미래전략실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과 삼정회계법인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회계방식 변경을 통해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15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목적으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법원을 빠져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해 법원을 빠져나갔다. 법원 앞에서 대기하던 삼성 관계자들은 판결 선고 이후 "고생하셨다", "다행이다"라며 재판 결과에 안도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무죄 선고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1심 무죄 선고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어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지만 3년 5개월을 넘겨온 이 회장의 재판이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검찰 측의 항소 계획과 관련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재계도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논평을 통해 "글로벌 기업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돼 결과적으로 우리 수출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여건을 감안하면 판결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경영계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금번 판결을 통해 지금까지 제기됐던 의혹과 오해들이 해소되어 다행"이라며 "삼성이 그동안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도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판결은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과 이제 막 회복세에 들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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