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선두자리를 반납한 교촌치킨이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내다보고 있는 경쟁사 bhc와 BBQ가 수익성 악화로 속앓이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2023년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4554억원으로 전년 5175억원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교촌에프앤비 상장 이후 연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촌치킨과 달리 bhc, BBQ 등 치킨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이 상승해 주목된다. bhc치킨은 2022년 개별기준 매출액은 5075억원을 올려 교촌치킨(개별기준 매출액 4989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bhc치킨은 지난해에도 신제품 효과 등으로 매출이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BQ의 지난해 매출도 10% 내외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BBQ치킨은 2022년 4188억원의 매출을 거둬 업계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 업계 2위였던 교촌치킨의 작년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같은 기간 매출이 오른 BBQ가 치킨업계 2위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대만에 오픈한 교촌치킨 3호점. [사진= 교촌에프앤비] |
bhc, BBQ의 매출 증가에는 적극적인 신규 가맹점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2022년 기준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BBQ 2022곳, bhc치킨 1770곳, 교촌치킨 1337곳으로 나타났다. 신규 개점은 BBQ가 442곳, bhc는 370곳 늘었고 교촌은 31곳 증가에 그쳤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교촌치킨이 선방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촌치킨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22년 88억원 대비 178.4% 증가한 24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회복한 것이다.
교촌치킨은 원가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월 허니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가격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반대로 bhc와 BBQ는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닭고기, 식용유를 비롯해 가스비, 인건비 등 제반 운영비가 상승한 여파다. 관련해 bhc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연말에 가격을 올린만큼 인상 효과는 올해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 가격을 올리지 않은 BBQ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BBQ 치킨의 차별화 포인트였던 올리브 오일의 글로벌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BBQ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오일 가격은 지난 2020년 t(톤)당 약 3000유로에서 지난해 t당 약 1만유로로 약 3.3배 급등했다. 이에 따라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100% 올리브 오일로 사용했던 튀김유를 올리브 오일 함량 50%의 블렌딩 오일로 변경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해외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치킨+라면을 앞세운 '치면'을 선보이고 최근 신규 외식브랜드 '메밀단편'을 론칭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의 영업권 보장을 위해 가맹점 수를 수년째 1300여개 내외로 유지하고 있어 점포 수를 늘린 업체들과 매출 증가 등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국내 시장 추가 출점보다는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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