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수익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만 나홀로 성장하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1년 만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다시 탈환했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사진=각사) |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14조9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6.4%가 감소한 4조3680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과 전년도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효과 소멸 등 비경상 비용 요인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KB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4대 금융지주 중 실적 1위에 올랐다.
4대 금융 가운데 KB금융만 유일하게 성장한 비결로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있는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이 꼽힌다. KB국민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3조2615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보험 자회사들이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75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 늘었다.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8.7% 증가했다.
다만 4분기 순이익의 경우 2615억원으로 전 분기 보다 81%나 급락했다. 은행권에서 국민은행의 민생금융 지원액이 가장 크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비용처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보상금이 결정될 경우 올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3, 4위를 차지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3조4516억원과 2조51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90억원(3.3%)·6250억원(19.9%) 감소했다.
올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민생금융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관련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적립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의 경우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으로 인한 비용처리가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ELS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에서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이 대출 금리 인하도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