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기업공개(IPO) 재추진이 본격화되면서 핵심 계열사인 토스뱅크의 외연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1000만 고객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화 서비스 등 신사업 출시도 한창이다.
IPO 최대어로 각광받고 있지만 중저신용 대출이 아닌 상장을 위한 외연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놓고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상장과 무관하게 중저신용 대출만큼은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진행중이다. 증권사들은 토스의 기업가치를 15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상장 시점은 내년이 유력한 상태다.
토스뱅크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 기자간담회 홍민택 대표 . (사진=토스뱅크) |
2013년 설립된 토스는 17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핵심은 단연 토스뱅크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2022년 2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순이자이익이 2147억원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86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2년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신잔액은 12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1.43배 증가했으며 고객수는 지난 1월 900만명을 돌파하며 10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연 확장에도 한창이다. 1월 전격적으로 발표한 평생 무료 외화 환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금융사 최초로 외화 매수, 매매 시 모든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통장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낳았다. 외화통장은 출시 일주일만에 30만좌를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주담대 시장에 진출하면 상당한 외연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이 50%에 불과해 대출자산 확대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전월세대출 상품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지만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맞춰 주담대 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를 앞세운 토스 상장 계획에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지만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중저신용 대출이 아닌 상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놓고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 대출 목표를 한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목표는 44%였지만 3분기까지 35%에 그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3년간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평잔 30% 이상'으로 완화한 것을 놓고 토스뱅크가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금리로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3년간 현실적인 수치로 조정한 것"이라면서도 "시중은행과 다른 역할을 하라고 만든 인터넷은행이 자꾸 시중은행과 똑같은 사업만 하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토스뱅크는 30%라는 목표와 무관하게 중저신용 대출은 꾸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도 상환 수수료 무료 정책과 '사장님 대출' 등 이른바 '상생금융'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목표와는 무관하게 중저신용 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설립된 후 기존 은행에서 취급하던 중저신용 대출의 상당수가 이들 3사로 이동한 상태"라며 "중저신용 대출을 하라고 만들어진 게 인터넷은행이다. 그 본연의 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