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탈북민들을 도와 '아시아의 쉰들러'로 알려졌던 천기원 목사가 탈북 청소년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천 목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사건의 경위, 전후 상황 등에 대해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진술이 모순되지 않아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청소년 피해자 5명에 성적학대 행위를 하고, 1명에게는 3차례 강제추행을 했다. 범행 경위와 방법, 횟수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지위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질책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목사는 지난 2022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학교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탈북 청소년을 추행하는 등 2016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청소년 6명을 8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천 목사는 1999년 중국에 '두리하나 선교회'를 만들어 중국 내 탈북자들의 탈출을 도와온 인물로, 2009년에는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 '두리하나 국제학교'를 설립했다.
뉴욕타임스, CNN, BBC 등 해외 언론에서는 천 목사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막았던 '오스카 쉰들러'에 빗대 '아시아의 쉰들러'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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