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2-16 10:39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들의 공채가 시작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현행 30%에서 35%로 높아졌다. 또 채용대상도 현행 광역지자체 단위에서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 응시 대상이나 기회가 대폭 확대된 만큼 경쟁이 심해진 상황이어서 보다 전략적인 선택이 요구된다.
◆ 한전 266명→557명, 가스공사 47명→178명…채용규모 대폭 확대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신규 채용 규모는 557명, 가스공사는 178명, 한국수력원자력 4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채용 인원과 비교하면 한전은 266명에서 약 2배 늘어났다. 앞서 한전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에 공공기관 인력 증원 기조에 힘입어 ▲2018년 1780명 ▲2019년 1772명 ▲2020년 1547명 ▲2021년 1047명 등 연속으로 1000명대 인원을 신규 채용해 왔다. 이후 윤석열 정부의 취임 초인 2022년에 482명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한수원은 올해에도 400여명의 신규 채용을 시행한다. 지난해 424명을 채용했던 것과 비교해 수치 상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다. 한수원은 올해를 포함해 최근 7년간 연속으로 400명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 지역인재 의무 채용 '이전지역 30%→'전국지역 35%' 확대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채용 관련 법이 개정됨에 따라 지방대 졸업생을 일컫는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는 지원자들의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에서 비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의 35% 이상을 지방대 졸업생으로 선발하도록 의무화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받아 공포된 후 6개월 뒤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수도권 외 지역에 본사를 둔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신규 채용의 35% 이상을 지방대 졸업생들에게 할당해야 한다. 당초 '권고사항'이었던 지역인재 35% 비율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것이다. 다만 채용 인원이 소규모거나 고도의 전문·특수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둔다.
현재 공공기관은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건설법)'에 따라 매해 신규 채용의 일정 비율을 이전한 지역에 있는 대학의 졸업생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의무 채용 비율은 ▲2019년 21% ▲2020년 24% ▲2021년 27% ▲2022년 30% 등 해마다 3%포인트(p)씩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30%의 의무 비율을 적용했다.
개정안에 따라 기존 30%였던 지역인재 의무 채용 비율은 올 하반기부터 35%로 늘어나게 된다. 지원 가능 대상도 '공기업이 이전한 소재지에 있는 지방대'에서 '전국 지방대'로 확대된다.
의무 채용 비율 자체는 5%p 증가하지만, 단순 경쟁률로 보면 이전 소재지에 있는 대학 졸업생에게만 부여되던 전형 혜택이 이제는 전국 지방대 졸업생에게로 확대되는 셈이다. 각 공기업이 소재한 지역 대학에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고 입학·졸업한 학생의 경우에는 난감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한 에너지 공기업의 관계자는 "이전 지역 대학 졸업생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조금 높아질 수 있다. 그동안 '안전방'으로 여겨졌던 자신들만의 헤택이 이제 불안정한 상태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올 상반기 채용까지는 이전지역 인재에 한해서만 의무 채용 30%가 적용되므로 하반기보다 상반기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업들의 의무 채용 문이 전국 지방대로 확대됨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더 늘어나는 것이란 견해도 있다. 경쟁 심화보다 기회 증가의 측면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한전과 가스공사가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확대한 점도 취업 준비생들에겐 희소식이다.
다른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으로서는 어느 공기업에 지원해도 의무 채용 35%의 혜택 안에 포함된다면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는 게 아니냐"며 "지역인재 채용의 특전이 있더라도 결국은 스펙 싸움이다. 스펙이 좋은 우수한 인재라면 문제 없이 어디든 입사할 수 있는 게 채용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공통적으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들은 그동안 지역인재를 높은 비중으로 선발해 왔던 만큼 지방대 졸업생들의 채용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 전망한다. 각 기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최소·최대치로 한전 69~80%, 가스공사 67~87%, 한수원 84~93%의 비율을 지역인재로 뽑아왔다. 당초 권고사항이었던 35%의 비율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채용한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매해 신규 채용의 절반 이상이 지역인재였던 만큼 기관 차원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이전지역 인재들과 전국 지역인재들이 경쟁해 더 우수한 지원자를 뽑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며 "올 하반기 채용부터 처음 적용되는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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