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준석·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이 표면화한 이후에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양측이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개혁신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의 건을 의결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4·10 총선을 대비한 선거 운동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19 leehs@newspim.com |
전날에도 해당 안건을 둘러싸고 새로운미래(새미래) 측 김 최고위원과 기존 개혁신당 측 김용남 정책위의장 사이에 공개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새로운미래 측은 적어도 주요 정책에 대해선 최고위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 최고위원, 이훈 전 의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본인들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자 해당 안건 의결 직전 중도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응천 최고위원 등 등 내부 참석자의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양향자 원내대표·금태섭 최고위원·조 최고위원은 모두 해당 안건에 찬성했다.
김 최고위원은 퇴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사당을 하자는 것"이라며 "어떤 민주정당이 최고위에서 정책을 검토도 안 해보고 개인에 다 위임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가 바쁘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데, 나라가 어수선하니 전두환이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위임해달라고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새미래 관계자들은 최고위 퇴장 직후 여의도 당사에 모여 대책회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미래 측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한 안건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원인무효 결정"이라며 "위헌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결정이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의 선대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인정하며 일단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관훈토론에서 "이 공동대표의 의사를 무시하고 (선거 운동·정책 결정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25일로 예정된 통합 전당대회가 잘 치러질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그것을 어떻게 조정해 공통의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지가 저에게 주어진 리더십의 과제"라며 "대한민국의 위기는 저와 이낙연 공동대표 세력 간의 다름보다도 중차대한 과제"라고 수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새미래 측이 폭로성 주장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후 지지자 이탈로 불안해진 이준석 공동대표가 새미래 측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공동대표가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공동대표가 기자와의 티타임에서 '이낙연·김종민이 그만두면 천하람·이원욱 두 사람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전권을 주고 공관위원장을 맡기겠다고 읍소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공동대표 마음속에선 이미 이낙연·김종민을 이 당에서 지웠다"며 "공천권을 김종인에게 맡기기로 결정하고 기자에게 말할 정도면 통합 파기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새로운미래 측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 운동 전권을 위임한 결정이 취소돼야 통합을 유지한단 입장이다. 이날 밤까지도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20일 오전 10시 이낙연 공동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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