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시간) 권씨를 미국으로 송환해 사기 혐의 등의 재판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권도형은 금융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돼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의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다.
권씨측 변호인은 그동안 권씨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블룸버그] |
이번 송환 결정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싱가포르 등지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던 권씨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소지 혐의로 검거된 지 11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권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UST)는 자매 코인 루나와의 교환 등을 통해 달러화와 1대 1의 고정 교환 비율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나, 지난 2022년 5월 작동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투매 사태와 함께 대규모 금융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캐피털(3AC)과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등이 연쇄 파산하는 등 코인 시장의 위기를 촉발하기도 했다.
뉴욕 연방 검찰은 지난해 3월 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해 증권 사기와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권씨를 형사 기소하고 몬테네그로 당국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해 권씨가 증권법을 위반하고 투자자를 속이며 최소 400억달러(약 53조 3700억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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