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지난 21일 KT&G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된 방경만 수석부사장 앞에 놓인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정부의 지속적인 담배사업 규제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서다. 제자리걸음 중인 주가로 불만이 쌓인 주주 설득도 차기 사장의 몫으로 꼽힌다.
◆국내 권련 담배 수요, 올해 더 줄어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의 차기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수익성 개선과 해외사업 확대가 첫 손에 꼽힌다.
KT&G는 지난해 매출액 5조8724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전년(1조2677억원) 대비 7.9% 하락했다. 지난 2020년 1조4732억원을 기록한 뒤 4년째 내리 하락세다.
가장 큰 이유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다. KT&G의 지난해 담배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9770억원으로 전년(1조89억원) 대비 3.2% 하락했다. 담배사업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원가 등 비용 변동에 의한 손실(-2265억원)이이 가장 크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손실은 제품 판매 가격 인상으로 방어할 수 있지만 담배산업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 실정상 해결책으로 꼽히지 않는다. 특히 흡연인구 감소로 권련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KT&G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권련 수요는 616억 개비로 전년(629억 개비) 대비 2.1% 하락했고, KT&G 권련 판매량도 407억 개비로 전년(411억 개비) 대비 1.1% 줄었다. 올해 전망치는 더 암울하다. KT&G는 올해 총 수요가 4.5~5.0%, 판매량은 3.5~4.0%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사진=KT&G] |
결국 KT&G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해외 흡연자를 공략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KT&G는 지난해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해외궐련 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조1394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에서 판매 수량이 증가하면서다. 해외법인 중심의 글로벌 궐련 판매 호조와 해외 전자담배 스틱 매출수량 고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담배 수량은 614억 개비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600억 개비를 돌파했다.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탑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후보'라고 판단했다. 방 수석부사장은 글로벌본부장 재임시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진출 국가 수를 40여 개 국가에서 100여 개 국가로 확대하는 등 사상 최초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 창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 주주달래기 나서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주가로 불만에 쌓인 주주들의 설득도 KT&G 사장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삼공사의 분리 상장이나 외부 인사를 영입 시도한 행동주의펀드의 공세도 결국 주가가 하락했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백복인 전 사장 재임 기간(9년) 코스피는 29% 상승했으나 KT&G 주가는 17%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 수석부사장은 KT&G의 3대 핵심사업(전자담배, 건강기능식품, 글로벌CC)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과 신주주환원정책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KT&G는 올해부터 3년 간 현금 배당 1조8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1조원 등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과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000만 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5%)를 추가적으로 소각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연간 총 배당금은 전년 대비 200원 인상된 주당 5200원이 될 전망이다.
사추위는 방 수석부사장을 "탁월한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시장 브랜드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차별화된 전략과 강력한 실행으로 성과를 창출해 온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방 수석부사장은 "회사가 급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 놓여 있는 가운데 후보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욱 진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해 KT&G가 글로벌 탑 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