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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34년래 최고치 日 증시 민낯 ① 추격 매수, 이래도 할래?

기사등록 : 2024-02-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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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8% 이어 연초 14% 뜀박질
일본 증시 상승의 3가지 동력
삐걱거리는 펀더멘털

이 기사는 2월 13일 오후 4시1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34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일본 증시가 어디까지 오를까.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는 일본 주식시장의 다음 행보를 놓고 깨알 분석에 나섰다.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2023년 28% 랠리한 데 이어 2024년 초 이후에도 14% 추가 상승하자 맹목적인 추격 매수가 부담스럽다는 것.

일단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1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2조700억엔(134억달러)에 달하는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는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역대 7번째 규모다. 기업 실적 향상과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저평가 매력이 외국인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긴다는 진단이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지난 2월9일 장중 3만7287.26까지 오르며 34년래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상승폭을 축소하며 거래를 마친 지수는 2월13일 2.89% 폭등하며 3만7963.97에 마감, 또 한 차례 고점을 높였다. 이날 장중 닛케이225는 3만8000선을 뚫고 올랐다.

닛케이225 평균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일본 기업물가지수(CGPI)가 2024년 1월 연율 기준 0.2%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0.1%를 웃돌았다는 소식과 엔화 약세, ARM 주가 상승에 따른 소프트뱅크의 6% 폭등이 맞물리며 증시에 훈풍을 몰고 왔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더라도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초저금리와 이른바 엔저(低)를 지렛대 삼아 일본 증시가 2023년 이후 브레이크 없는 상승을 연출하고 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을 놓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먼저, 주가 상승 근거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밸류에이션 저평가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기조, 기업들 지배구조 개혁이 강세장의 동력으로 꼽힌다.

경계론자들은 이들 세 가지 지렛대가 이제 꺾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추가 상승을 겨냥한 베팅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가 고공행진에도 상장 기업들 가운데 절반 가량의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을 하회,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잣대를 달리 해서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판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의 프라임마켓에 포함된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이 15.9배로 파악됐다. 이는 10년 평균치 16.2베에 근접한 수치다.

(참고로, 도쿄증권거래소는 1부와 2부, 마더스(Mothers), 자스닥(Jasdaq) 스탠더드 및 자스닥 그로스 등 다섯 가지로 분류했던 증시 구조를 2022년 4월 프라임(Prime)과 스탠더드(Standard), 그로스(Growth) 등 세 가지로 개편, 1961년 1~2부로 구분한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의 전체 주가수익률(PER)은 29.95배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 밸류에이션인 25.35배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일본 경제는 2023년 3분기 연율 기준 2.9% 역성장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주요 거시 경제 지표가 일제히 적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

일본 2023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2월 소매 판매는 전월에 비해 0.8% 감소했다. 11월 1.0% 늘어났던 소매 판매가 아래로 꺾이며 불안정한 내수 경기의 단면을 드러내 보였다.

소비자신뢰지수도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본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하며 38.0을 기록, 202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치는 여전히 50을 하회,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향후 6개월 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실정이다.

아울러 일본 가계의 91.1%가 1년 뒤 소비자물가 상승을 예상했고, 5% 이상 물가 상승을 점치는 가계의 비중이 38.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과 독일, 인도 GDP 성장률 추이 [자료=IMF, WB]

제조업 경기도 한파를 내고 있다.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4년 1월 일본 제조업 경기는 8개월 연속 위축됐다.

1월 일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0으로 집계, 2023년 12월 47.9에서 완만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표는 경기 확장과 수축 경계선인 50을 하회, 여전히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 제조업 지수는 2023년 6월 50 아래로 떨어진 뒤 8개월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흐리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으로 통하는 생산과 신규 주문이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경제가 2023년 4분기 연율 기준 1.2% 성장한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2월15일 공개되는 GDP(국내총새산) 성장률이 전망치와 일치할 경우 일본은 독일에 세계 경제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극심한 엔화 약세와 소비자 지출 둔화가 달러화 기준 일본 경제 성장률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속에 반사이익을 얻는 인도 경제가 향후 몇 년 사이 독일과 일본을 모두 제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만큼 일본의 입지가 장기적으로도 약화될 여지가 높다.

일본 주식시장의 버팀목 가운데 하나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기조 역시 한결 같은 영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0.1%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투자은행(IB) 업계는 3월이나 4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핌코는 보고서를 내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월 0%로 인상한 뒤 연말 0.25%까지 올리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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