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 격차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LCD(액정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몸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상품인 IT·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 中 광저우 공장 처분 검토…매각가 1조원 수준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 처분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마지막 LCD 생산공장이다. 회사는 지난 21일 "LCD에서 OLED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광저우 공장 등 LCD 자산의 전략적 활용에 대한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나 중국 가전업체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 광저우 공장의 지분을 보유한 스카이워스 등이 주요 협상 대상자로 거론됐다. 이들은 LG디스플레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전무)은 'CES 2024' 브리핑에서 광저우 공장 매각 시점에 대해 "사업 구조조정을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고 현재까지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건에 대해 어느 시점이다, (대상이) 누구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LED를 통한 사업 구조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도 (사업 구조 가속화를) 진행할 것이고 올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 IT용 OLED로 애플 공략…프리미엄 차량용 OLED도 집중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OLED는 효자 상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13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무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OLED 사업에 주력했던 점이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매각 자금에 투자금 유치를 더해 OLED 사업 고도화 힘을 쏟을 전망이다. 지난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한 데 이어 국내 은행으로부터 65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 차입 계약도 체결했다.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먼저 IT용 OLED를 고도화 시켜 애플을 공략한다. 애플의 OLED 탑재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플은 아이폰에만 OLED 패널을 탑재하고 있으나 올해에는 아이패드에, 2026에는 맥북에도 OLED 패널을 사용 오는 2027년까지 IT용 OLED 패널 출하량 성장률이 연평균 41%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용 OLED 기술력도 한층 끌어올린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OLED와 고급형(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로 구성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점유율 26.2%를 기록하면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제네시스, 벤츠, 캐딜락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차량용 OLED를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SDV 시대에 맞춰 대시보드 전면을 덮을 수 있는 20~30인치 이상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압도적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OLED 고도화에 주력하는 만큼 생산라인도 재편한다. LG디스플레이는 IT기기용 OLED를 IT용 LCD를 생산하던 경기 파주사업장 P9 라인에서 생상한다. 차량용 OLED의 경우 구미사업장에서 양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5월 차량용 LCD를 제조하던 경북 구미 소재 P5 생산 라인 가동을 20여년 만에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된 제품·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잠재 고객을 발굴해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