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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검찰 녹취록 짜깁기"…위증교사 재판서 檢과 충돌

기사등록 : 2024-02-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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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녹취록 일부만 제시" vs 검찰 "사실과 달라"
'위증 인정' 김진성 "이재명 도울 마음으로 증언"
"사건 잘 모르지만 李 설명 사실이라 믿고 진술"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위증교사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 씨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일부만 보여줬다며 '짜깁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2차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 FC 뇌물수주관련 1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1.30 choipix16@newspim.com

재판부는 지난달 첫 공판 이후 법관 정기인사로 배석 판사 2명이 바뀌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진술과 변호인들의 모두진술을 다시 듣는 공판갱신절차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재차 위증교사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으면서 김씨에게 김병량 전 시장이 KBS PD에게 고소 취소를 약속한 것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고 김씨가 모른다고 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변호인이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있는 대로 이야기해달라', '기억을 되살려달라', '사건을 재구성하자는 건 아니다', '안 본 걸 봤다고 할 필요 없다', '들은 건 들었다고 하면 된다' 등 이런 얘기를 (제가) 12번 했다고 한다"며 "검찰 조사 당시 녹취록을 받아봤지만 제가 말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전체라고 제시한 녹취록의 극히 일부만 보여준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싶다"며 "제가 위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김씨에게 요청했다는 것은 녹취록 내용이나 증인신문조서 등 명확한 증거에 반하는 부당한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법정에 제출한 통화 녹음파일과 녹취서를 조사 당시 그대로 제시했다"며 "피고인이 본인이 읽은 부분과 읽지 않은 부분에 기억의 혼란이 있어서 검찰이 짜깁기해 제출한 것처럼 말하는 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또 "김씨의 증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녹취록 전체를 읽어보면 사실대로 증언해달라는 것인지, 내가 요구한대로 허위 증언을 해달라는 것인지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씨에게) 상기해 보라고 한 거고 고소 취소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녹취록에도 나오는데 제가 모른다고 하는 걸 안다고 해달라고 했다는 것은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맞섰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지난 2019년 2월경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평소 연락을 주고받지 않던 이 대표로부터 증인으로 출석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라며 김씨에게 당시 심경을 물었다.

김씨는 "반갑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다"며 "언론을 통해 재판 내용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증인으로 내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 대표가) 약간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이 대표가 도움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이 대표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에서 증언했다고 했다.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수차례 설명하길래 당연히 사실을 말씀하는거라 받아들였다", "대표님 주장이 맞는다고 생각해 요구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열린 자신의 위증 혐의 재판에서도 당시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 대표가 직접 전화해 증언을 요구한 것에 중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22~24일 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취재하던 최모 KBS PD와 함께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발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사건은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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