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내년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다시 볼 생각입니다. 아직 30대 초반이니 해볼 만하지 않나요?"
경기도에서 교육행정직으로 일하는 A씨는 7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올해 수능을 보고 의대에 진학할 계획을 밝혔다. A씨는 "공무원 월급에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오던 차에 의대 증원 소식을 듣고 수능에 도전하기로 했다"며 "지난해 회사에 다니면서 수능 공부를 하던 친구가 서울권 의대에 붙어 부러웠는데, 증원 소식까지 나오니 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총 3401명의 의대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6일오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건물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한편 의대생들의 단체 행동도 이어지고 있으며 5일 오후 6시까지 정상적으로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총 5401명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28.7% 수준이다. 2024.03.06 yym58@newspim.com |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30대 직장인들이 '수능 재도전'에 나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학원도 발 빠르게 의학 계열 야간반을 개설하는 등 만학도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B 씨는 의대 준비를 위해 휴직을 할지 직장을 그만둘지 고민이라고 했다. B 씨는 "서울 메이저 공대에 재학 중인 동생이 의대를 목표로 수능을 다시 보겠다고 하니 나도 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 것 같아 학원 상담을 받았다"며 "수학은 이미 기본기가 돼 있으니 다른 과목만 보완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직장인들의 움직임에 학원가에서도 직장인을 위한 야간 의학 계열 진학반을 만들면서 수요 흡수에 나섰다.
입시업체 메가스터디는 개원 이후 처음으로 오는 18일 서울 서초구 의약학 전문관에서 '의대 준비 야간 특별반'을 개설한다. 야간반은 저녁 7시 10분부터 수업을 시작해 퇴근 후 직장인도 다닐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된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대부분 30대 초반에서 중반의 고학력인 분들이 문의가 많다"며 "금융권, 대기업, 초등학교 선생님 등 보통 몇 년씩 일한 과장급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도 대기업에 다니는 아이 아빠가 5년간 공부해서 메이저 약대에 진학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5일 메가스터디 의대 준비 야간 특별반 입학 설명회에는 주로 공무원과 대기업, 공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찾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에는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50대도 방문했다고 한다.
입시업체 이투스도 인터넷 강의 홈페이지에 '의대 정원 +2000명 축하해', '의대 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올리며 강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대성학원 관계자는 "직장인이 다닐 만한 반이 없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대 입학 문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직장인을 위한 반을 개설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의대가 증원된다고 해도 의대 입학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라는 조언도 나왔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1년 안에 결과를 얻기를 원하는데 이는 하루 종일 공부하는 고3이나 재수생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의대 도전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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