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촉발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화됐다.
라 전 대표는 주가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 전 회장 등을 지목했고, 키움증권 측은 라 전 대표가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8일 오전 라 전 대표 등이 김 전 회장과 키움증권,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서울도시가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원고가 보유하고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던 8개 종목이 피고 측의 대량 매도와 불법적인 반대매매로 갑자기 주가가 폭락하며 하한가를 찍었다"며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며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라 전 대표도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지난 7일 SG 사태에 가담한 41명을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미 기소된 라 전 대표 등 15명을 합쳐 총 56명이 재판에 넘겨진 사상 최대 기업형 주가조작 사건이다.
라 전 대표는 "제가 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개인의 재산을 돌려받기 위함이 아니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함이다"고 주장했다.
또 라 전 대표는 "전날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검사님께 물어봤더니 검찰에서도 키움증권이 반대매매 요건이 성립하지 않았음에도 반대매매를 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주가 하락 당일 어떤 요건으로 반대매매가 이루어진 것인지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한 석명을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지난 5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3.05.11 mironj19@newspim.com |
김 전 회장과 키움증권 측 대리인은 "주가조작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원고가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시간끌기용으로 제기한 소송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원고의 청구 원인은 입증할 증거나 방법이 없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이 사건 증거들은 대부분 금융정보인데 원고 측에서 피고들의 금융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피고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인데 수사기관에서 진행경과를 알려주고 있지 않다"며 관련 기록에 대해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을 받는다 해도 무등록투자일임업에 따라 추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라 전 대표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시세조종과 통정매매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라 전 대표 측은 "시세조종으로 오해받을 주식 매수 지시를 한 적은 있으나 시세조종 의사가 없었고 시세조종 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은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해 5월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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