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 아기에게 먹일 사과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의 한 마트를 찾은 박모씨(38세). 5개가 들은 사과 한 봉지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해 잠시 망설였으나 포인트 적립과 '농할' 할인을 적용해 1만4000원 수준에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 박씨는 "다른 과일도 더 사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과일이 워낙 금값이라 엄마, 아빠는 못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과를 비롯한 과일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물가안정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과일 가격 방어에 한창이다. 검역 문제로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 사과를 비롯해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은 과일과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못난이 사과' 도입, 30~40% 가격 낮춰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트 3사는 과일가격 안정을 위한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모양과 크기에서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맛과 신선도에는 문제가 없는 일명 '못난이 사과'를 적극 도입하는 등 가격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이하 농할)에 이마트 자체적인 가격 투자까지 더해 사과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 또 기존 일정 물량 이상 확보될 경우에만 운영했던 보조개 사과(못난이 사과)를 매월 1~2회 가량 주기적으로 운영해 정상품 시세 대비 약 30~4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추석 이후 수확한 부사 물량은 이천 후레쉬센터에 장기 비축해 향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롯데마트 역시 일반 사과 상품보다 20% 가량 저렴한 '상생 사과'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농할 힐인과 정부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해 합리적인 가격의 사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13일까지 농할 할인 20%를 적용해 '상생 사과(6~10입/봉)'는 1만632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수확기 이후 꾸준히 산지 물량을 확보해 물량 수급 안정화를 진행하고 있다. '겉은 못나도 맛은 좋다'는 의미를 담은 홈플러스의 '맛난이 농산물'은 일반 상품 대비 약 2~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맛난이 사과'의 경우 올해 3월 물량을 전년 동월 대비 50%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맛난이 농산물'은 사과(39%), 배(31%), 밀감(248%) 등이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철과일 행사로 수요 분산...'반전참외'도
사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 가격도 이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3월호'에 따르면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을 각각 2만3000원(5㎏ 기준)과 2만4000원(3㎏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부터 3년간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51.8%, 34.1% 비싼 수준이다. 딸기와 참외 도매가격은 각각 2만2000원(2㎏ 기준), 8만5000원(10㎏ 기준)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17.7%, 5.1% 비싸고 평년과 비교하면 33.1%, 20.9% 오른 값이다.
대형마트들도 사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 가격 안정에도 동참하고 있다. 국산 제철과일 행사로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오는 14일까지 설향딸기를 750g 기준 행사가 7980원에 판매하고, 성주참외는 3~6입 기준 행사가 98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삼외 시즌이 시작하는 내달부터 보조개사과(못난이)와 같은 '반전참외'를 운영할 예정으로, 물량을 확대, 과일 가격 안정화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황토밭 하우스 감귤(1kg/팩/국산)'을 행사 카드 결제 시 1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8990원에 판매한다. 하우스 감귤로는 올해 들어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산지와 연계해 마트와 슈퍼 통합 소싱으로 매입 물량을 크게 확대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준비했다. 크기가 작은 소형과(16g 이하 원물)로 이뤄진 한입딸기는 일반 상품과 비교해 약 5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kg 대용량으로 기획하고 일렬로 줄을 맞춰 담는 '줄작업'을 간소화 해 인건비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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