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정당 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보자를 뽑을 겁니다."
11일 청주 상당구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충북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청주 상당 선거구는 5선 중진과 정치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인물이 거대 양당 후보로 나서 맞붙게 됐다.
국민의힘은 6선에 도전하는 정우택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선 중앙 정치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이강일 전 상당지역위원장이 금배지를 놓고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인다.
청주 상당은 청주 4곳의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 힘이 차지한 곳이다.
21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후보가 47.09% 득표율로 미래통합당 윤갑근 후보를 3.12%(43.97%)의 근소한 차로 이겼다.
하지만 회계부정으로 정정순 의원의 당선 무효가 확정되면서 치른 2022년 재보궐 선거에서 정우택 의원이 후보로 나서 56.92%의 득표율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역에 공천하지 않았다.
2위인 무소속 김시진 후보는 32.81%를 득표했다.
청주상당은 원도심과 농촌 지역은 보수세가, 인구가 밀집한 신시가지는 진보세가 강한 편이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면 올해 총선에서는 양당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부산 출생인 정우택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진천·음성 선거구에서 당선 된후 2000년 16대 총선에선 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 한 후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북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청주 상당으로 거점을 옮겨 19대·20대·21대(재보선)에서 금배지를 달아 청주 상당이 정치적 고향인 셈이다.
정 의원은 "청주 상당구와 충북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더욱 드높이고 청주와 충북의 비약적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주도심통과 충청권광역철도 사업의 조기 착공과 중부내륙특별법 제정에 따른 후속 사업 등 상당구와 청주와 충북 발전을 위해 아직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다"며 "이러한 일들은 자신이 앞장서 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불거진 '돈 봉투 수수' 의혹 문제가 악재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 이의신청을 증거가 불충분했다며 정 의원 손을 들어줬지만 총선을 앞두고 '돈 봉투 의혹'은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돈을 건넸다는 업자와 이를 현장에서 돌려줬다는 정 의원의 주장이 맞서면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중에 있다.
이 문제가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당 선거구의 최대 관전포인트이다.
정 의원에 도전장을 낸 이강일 전 민주당 상당 지역위원장은 청주 덕성초와 운호중, 세광고, 충북대를 졸업했다.
그는 2002년 6월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이력을 갖고 있다.
2007년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의 충북선대본부장을 맡았고, 2014년 새누리당 김동수 청주시장 예비후보의 경선을 돕기도 했다.
이후 2016년 민주당에 입당했고 2022년 8월부터 최근까지 상당지역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역에서 얼굴을 알렸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 경선후원회 사무국장를 지내는 등 지역에서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강일 전 위원장은 이번 당내 경선에서 친문 핵심 인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공천 확정 이후 이 전 위원장의 입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전 위원장은 공천이 확정 된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승리의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를 선택해 주신 뜻은 청주와 상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달라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삶의 현장에서 함께하고 무너진 민생과 경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통시장·소매 점포 지원 강화, 사회적 일자리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전 위원장의 경선 승리가 충북 지역 총선에서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혔지만 지역 인지도와 중앙정치 경험부족 우려를 극복하고 본선에서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청주상당에는 녹색정의당 후보인 송상호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와 무소속 우근헌 예비후보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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