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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정용진]② '정유경' 있는 백화점 어떻게?…승계 구도 관심

기사등록 : 2024-03-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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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승진 이후 지배구조 변화 '無'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향방에 '촉각'
경영전략실, 백화점 내 위상도 변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8년 만에 부회장 꼬리표를 뗐습니다. 앞으로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복합적인 위기를 정면 돌파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의 회장 승진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신세계백화점에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세계그룹의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 이명희 총괄회장으로 직함이 바뀐 것 외에 그룹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표면적으로 정용진 회장이 1인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백화점 사업은 여전히 '정유경'이라는 공식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등기임원에 오를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이명희 보유 지분 향방, 계열분리 '열쇠'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승진한 신세계그룹은 여전히 남매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이마트 계열을,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 계열을 맡고 있는 방식이다. 물론 이마트와 백화점을 아우르는 경영전략실 회의는 정 회장이 주도하고 있지만, '㈜신세계 총괄사장' 직함이 상징하는 것처럼 백화점은 정유경 사장의 손에서 이뤄지는 사업들이 많다.

정 회장은 이마트 계열 뿐만 아니라 백화점 계열에서도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지난 2013년 이마트와 신세계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2015년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이 후에는 양 쪽의 지분을 정리하는 수순이 이어졌다. 2016년 정용진-정유경 남매간 주식교환으로 정 회장은 이마트 지분을, 정 사장은 신세계 지분을 늘렸다. 이어 2020년 9월 이명희 총괄회장이 정 회장에게 이마트 지분을, 정 사장에게 신세계 지분을 8.2%씩 증여하며 각각 이마트, 신세계 최대주주로 오를 수 있게 했다.

2021년엔 정 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 52.08% 전량을 신세계에 매도하며 사실상 계열분리 그림을 완성했다. 신세계는 당시 2020년 이 총괄회장이 증여한 주식의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남매경영의 명확한 선을 그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관건은 이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의 향방이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정용진(18.56%)에 이은 2대 주주, 신세계는 정유경(18.56%), 국민연금(11.79%)에 이은 3대주주다.

이 총괄회장이 남은 지분을 모두 증여하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분 구조상 계열분리가 가능해진다. 다만 이 총괄회장이 과거 2020년과 마찬가지로 아들·딸에게 같은 양의 주식을 증여하면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 변화에는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장자승계 원칙을 세웠다면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신세계 지분을 모두 정 회장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분 증여에 따른 막대한 증여세 부담 등을 이유로 승계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총괄회장이 2선 후퇴 없이 총괄회장으로서 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정 회장의 승진과 관련해 신세계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될 전망이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사진=신세계]

◆신세계 사내이사에 전략실 사장→부사장으로

신세계는 정 회장이 경영전략실을 통해 백화점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부터 전략실을 이끌었던 권혁구 사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양쪽에서 사내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새 경영전략실장인 임영록 사장은 이마트 사내이사 후보로만 올랐다. 신세계 사내이사는 경영전략실 경영총괄인 허병훈 부사장이 맡는다.

신세계는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로 격상했다. 그러면서 경영총괄에는 허병훈 부사장을, 경영지원총괄에는 김민규 부사장을 임명했다.

허병훈 부사장은 호텔신라 출신으로,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장을 거쳐 신세계에서 기획전략본부장, 지원본부장을 지냈다. 전략·재무 분야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임영록 사장은 경영전략실과 더불어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며 "허병훈 부사장은 경영관리·관광·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회사의 재무구조 안정성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쇄신 인사 후 경영전략실이 신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략실장이 맡던 신세계 사내이사 한 자리가 경영총괄로 바뀌고, 직급도 사장급에서 부사장급으로 변하면서다. 

 신세계는 오는 21일 주총에서 박주형 신임 대표와 허병훈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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