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동통신사를 바꿀 때 지원금을 더 많이 받도록 하는 전환지원금 지급이 16일로 앞당겨지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번호이동으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은 공시지원금 외에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사진= 뉴스핌 DB] |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4일부터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시 같은 이통사에서 기기만 변경할 때보다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도록 하는 전환지원금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이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전환지원금의 경우 전산망에 반영이 돼 각 판매 대리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시행 첫 날인 14일에는 전산에 반영이 되지 않아 전환지원금 지급이 불가했다.
전환지원금 미지급으로 번호이동 건수는 평소보다 적었다. 전환지원금 지급 시행 첫날인 14일 하루 동안 번호이동 건수는 1만9244건으로 3월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인 2만630건보다 적었다.
당초 이통사들은 최소한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있어야 전환지원금을 반영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첫날부터 전환지원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자 방통위가 이통 3사와 만나 16일부터 전환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에 실제로 이번 주말부터 전환지원금 지급이 이뤄질 경우 번호이동 건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16일에 맞춰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며 "원래 14일부터 시행인데 전산 반영이 안 됐는데 방통위와 논의해 빠르게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산망 구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지만 어떻게든 조기에 지급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환지원금 지급에 앞서 이통 3사는 공시지원금도 확대하며 번호이동 경쟁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통 3사는 15일부터 갤럭시 S24 시리즈와 Z플립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최대 6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전환지원금 지급에 앞서 공시지원금 확대로 고객 유치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갤럭시 S24의 경우 공시지원금에 매장 지원금, 전환지원금까지 더하면 S24 256GB 모델을 사실상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한액이 50만원인 전환지원금은 요금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통신비 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는 미지수다.
방통위는 이통사와 협의를 통해 휴대전화 단말기와 통신비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2일에는 이통 3사 대표와의 만나 통신비 인하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연초에 출시됐던 최신 단말기인 갤럭시S24의 경우 번호이동 경쟁이 크지 않았다"며 "번호이동 경쟁이 촉발되면 품질이나 서비스에 투자할 비용이 가입자를 뺏는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이통사 중 한 곳이 그동안 단통법 체제에서 굳어 있던 암묵적인 룰을 깨고 프로모션을 늘린다면 판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무리하게 지출된 마케팅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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